[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제가 더 잘해야죠."
인터뷰 내내 NC 다이노스 투수 김영규(20)는 이 말을 반복했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모두 머릿 속에서 지운 모습이었다.
김영규는 올 시즌 10경기서 4승3패, 평균자책점 6.23을 기록 했다. 4윌까지 4승1패를 기록했으나 5월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승리없이 2패에 머물렀다. 2연패 뒤 1군 말소 후 2주 만에 다시 복귀한 그는 지난달 25일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3⅔이닝 4실점에 그쳤다. 3경기 모두 4이닝을 넘기지 못했고, 7⅔이닝 동안 14실점을 했다.
2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영규의 얼굴에서 아쉬운 내색은 보이지 않았다. "선발로 좋은 경험도 많이 했고 재미 있었다. 좋은 공부를 했다고 생각한다." 김영규는 최근의 부진을 두고 "카운트 싸움에서 지고 안타를 맞으니 볼이 계속 나오더라"며 "잘 될 때도 있지만 안될 때도 있다고 본다. 다시 준비해서 잘해보고 싶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NC 이동욱 감독은 김영규를 당분간 불펜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버틀러, 루친스키, 구창모, 박진우에 이어 이재학까지 가세한 NC 선발 로테이션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정. 좌완 불펜 요원이 부족한 NC의 사정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완급 조절이 가능했던 선발과 달리 등판과 동시에 전력 투구에 나서야 하는 불펜에서의 부담은 한층 커질 수도 있다. 김영규는 3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구원 등판해 1안타 2볼넷을 내줬으나 무실점으로 1이닝을 틀어 막으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영규는 "고교 시절엔 선발-불펜 가리지 않고 던졌다. 크게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며 "불펜에서 충분히 어깨를 풀고 올라오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고 본다. 내 밸런스를 찾고 공격적으로 던지는 모습을 찾는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펜에서도 내게 주어진 임무가 있다.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며 "(선발 복귀는) 감독, 코치님이 결정해주실 부분이다. 나는 주어진 임무에 따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규는 아직 데뷔 2년차의 젊은 투수, 걸어온 길보다 가야할 길이 훨씬 많이 남아 있다. "내가 잘해야 한다"를 계속 강조한 그의 시선 역시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