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울산의 만능 미드필더' 김보경이 벤투호에 전격 승선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일 '경추골절 부상으로 A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게 된 미드필더 권창훈의 빈자리에 울산 김보경을 대체발탁한다'고 밝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의 7일 호주, 11일 이란전에 참가하게 됐다.
런던올림픽 동메달, 브라질월드컵 멤버로 2010년 1월 9일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후 36경기에서 4골을 기록한 베테랑 김보경이 2017년 10월 10일 모로코와의 평가전 이후 1년 8개월만에 태극마크를 되찾았다.
김보경은 올시즌 K리그 선두 울산 현대의 키플레이어로 맹활약해왔다. 2016시즌 전북에서 29경기 4골7도움, 2017시즌 15경기 3골 3도움을 기록했던 김보경은 올시즌 12경기에서 4골4도움을 기록했다. 어느 해보다 빠른 페이스다.
지난달 27일 A대표팀 명단 발표 직후 울산 김도훈 감독은 오른쪽 풀백 김태환의 발탁을 반기면서도 "(김)태환이만 가게 돼 섭섭하다. 2~3명이 함께 갔으면 했다"는 아쉬운 속내를 내비쳤다. 김보경을 염두에 뒀다. 김 감독은 "김보경은 프로에서 지도자로 일하면서 만난 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극찬했었다. "밖에서 보는 선수와 안에서 보는 것은 다르다. 김보경은 보이는 것 이상 더 많은 장점이 있다. 함께 훈련해보면 이 선수의 진가를 알게 된다"고도 했었다. 지난해 김보경의 소속팀이었던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 역시 "이재성, 김보경 같은 선수들은 훈련만으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타고난 축구지능과 감각을 가진 선수다. 미드필드에는 그런 선수들이 있어야 경기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었다.
'KBK'라는 이니셜 애칭으로 축구스타 유튜버로도 사랑받고 있는 김보경은 지난 달 벤투호 명단 발표 직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표팀에 이미 좋은 미드필더가 많고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만큼 대표팀 자원들이 굉장히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고 대표팀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지금 대표팀에 못 갔다고 해서 '저는 이제 대표팀에 가지 않겠습니다'가 아니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 더 성장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긴 것이다. 감독님 스타일대로 잘해야 기회를 받으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오히려 마음을 다잡았었다.
지난 시즌 J리그 가시와에서 고전하다 올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은 김보경의 각오는 결연했다. 시즌 초 인터뷰에서 목표를 묻는 질문에 "동국이형 말처럼 태극마크에 나이는 없다"면서 "첫째 리그에서 잘하는 것, 둘째 대표팀에 가는 것, 셋째는 큰 목표다. 두 번째 목표까지 디 이루고 나서 후 말씀드리겠다"고 했었다. 첫 번째, 두 번째 목표가 이뤄졌다.
벤투호에 승선한 동갑내기 울산 에이스 김태환과 김보경은 1일 K리그1 15라운드 제주 원정에서 '국대 자축' 쐐기포까지 합작했다. 2-1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오른쪽 측면을 치고 달리던 김태환의 크로스를 김보경이 깔끔하게 골망에 꽂아넣으며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전북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이재성(홀슈타인 킬)과도 찰떡 호흡을 과시한다. 축구팬들은 국대에서도 'K리그 명품 콤비'의 활약이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