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첫 회보다 10배 상승, 시청률이 드라마 같아요."
소위 말하는 '대박 드라마'가 됐다. 첫 방송 시청률 1.7%로 패색이 짙었던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유현미 극본, 조현탁 연출)은 14회를 기점으로 15.3%를 넘기며 그야말로 케이블과 종편을 넘어서 지상파까지 '적수가 없는' 역대급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매회 신기록이다. 매회 신기록을 달성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미미했던 1.7% 첫 출발 이후 2회차에 4.3%를 찍었고, 지난 12월 29일 방송된 12.3%로 JTBC 역대 최고 시청률을 달성한 후에도 끝이 없는 상승세를 이끌어내며 종편과 케이블을 넘어 지상파까지 적수가 없는 역대급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지난 5일 방송된 14회는 15.3%로, 첫 방송보다 약 10배 가량 상승한 시청률을 자랑했다.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그야말로 '돌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역대급 엔딩신을 몇 개씩 갈아치웠고, 스릴러와 막장을 적절하게 오가며 시청자들의 '진심'도 움직였다. 'SKY캐슬'의 김지연 CP는 "15%가 넘어서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정말 좋아하고 있다. 어제(5일) 방송 14회가 사실 사활을 걸었던 회차"라며 "중요 포인트라 촬영도 되게 힘들었고 대본도 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률이 이렇게까지 오르는 것이 바로 드라마인 것 같다"며 "절대 쉽지 않은 작업들인데 시청률이 제작진에게 원동력이 되고 있다. 첫 스태프 회의에서도 저희는 경쟁을 목표로 하는 드라마가 아니라고 우리끼리 재밌는 걸 해보자고 했었다. 감독님도 저도 애가 있기 때문에 '진심'으로 '공감'하자는 얘기만 했었다. 사실 숫자가 너무 잘 나와버리면 쿨해지지 못하지 않나. 너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고 에너지로 삼고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드라마 시작도 전부터 16회에서 20회로 회차를 늘려 편성했던 차에 1.7% 시청률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김 CP의 심정은 '참담' 그 자체였단다. 김 CP는 "드라마 시작도 전에 4회를 늘려 20회로 만들었는데 대본에 신뢰가 있다는 증거이니 다들 좋아하시더라. 그런데 정작 1회 시청률을 보고 나니 얼마나 상심이 컸겠나"라며 "그건 정말 받아본 적 없는 성적표였는데 너무 놀랐다. 20회로 늘린 제 행동이 후회가 됐었는데 그래도 대본의 힘이 대단했다고 생각했다. 콘텐츠만 믿고 편성에서도 밀어줬고, 전사적으로 저희를 도와줬다.늘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제작진이 생각하는 드라마의 인기 비결은 뭐가 있을까. 김지연 CP는 "대본이 재밌다. 영혼이 들어간 대본에는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 진정성 있는 대본이 자극적 대본과는 차별화가 되는 거같다. 스타마케팅 없이도 대본이 재밌으면 차별화가 된다고 본다. 사실 촬영 감독님도 멜로를 주로 하던 분이고, 장르물은 안 하신 분인데 우리 드라마를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열정적으로 찍어주신다. 그리고 편집기사님은 '보이스' 등 장르물을 했던 분인데, 여자들 코드의 극적인 드라마를 편집점으로 잘 살려주시고 있다. 음악 감독님 역시 영화를 주로 하셨떤 분이기에 세련된 완성이 가능했다. 이런 스태프들의 만남이 100%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제작진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는 흥행요소다. 김 CP는 "단번에 이미지 캐스팅에서 컨펌을 받았을 정도로 잘 어울리는 배우들"이라며 "오나라 씨나 윤세아 씨는 미혼인데도 큰 애들이 있는 역할을 잘 소화하셨고 염정아 씨는 누가 봐도 물이 올랐다. 왕언니로서 극을 잘 이끌어주셔서 늘 감사하다. 어린 친구들 캐스팅은 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4차까지 오디션을 볼 정도로 공을 들였는데 그중 예서 역의 혜윤이가 가장 잘했었다. 이 친구를 중점으로 잡고 가다 보니 전체적으로 아역배우들의 나이대가 높아졌던 것도 있다. 또 각 역할과 가족별로 배치를 했을 때 전부 닮은 것처럼 분위기가 나오더라. 예빈이나 수한이 역의 배우들은 정말 연기천재들이다"고 칭찬했다.
또한 '극적'으로 치닫는 입시 스토리와 스릴러도 인기의 비결이다. 극 초반 걱정했던 일명 어긋난 호칭 '맘충' 프레임이 아닌, 진짜 엄마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제작진의 의도도 맞아떨어졌다. 김 CP는 "처음 시작 전엔 '맘충'이라는 단어가 있듯 한서진이 그렇게 비춰질까 리스크가 있는 지점이었다"며 "그래도 감독님과 얘기해서 한서진이 진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면 설득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정도로 기대도 있었다. 염정아 씨가 정말 너무나 잘해줬다. 다른 엄마들도 다들 진짜 엄마들처럼 잘해주는 것이 좋았다"고 호평했다. 또 '탄산수임' 수식어를 얻어내며 불호에서 호로 돌아선 이수임 캐릭터에 대해서는 "수임이가 욕을 먹는 것이 정말 마음이 아팠다"며 "수임의 정의로움이 처음으로 정당성과 명분, 당의성이 있게 밝혀지던 연두 에피소드가 나오면서 응원을 받기 시작했다. 그전엔 배우의 상심이 클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대중들은 힘있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걸까 싶을 정도였다. 정의로운 캐릭터를 '간섭'이라 보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러던 중 지난 회부터 '탄산수임'이 돼 기분이 좋더라. 캐릭터의 당위성을 이해해주시기 시작한 거 같다"고 말했다.
기존 드라마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었던 파격적인 스토리들도 인기의 비결이다. 최근 드라마 시장이 변화하며 OTT와 VOD 서비스 등으로 시청자들이 옮겨간 시점에서 시청률 무한 상승세를 이뤄낼 수 있던 비결은 '남들이 안 하는 걸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CP는 "기존 드라마의 고정 시청자들을 목표로 하면, 기존 이상을 하기가 힘든 시점이다. 저희처럼 예상을 넘는, 예상 외의 결과가 나오려면 안 보던 시청자들이 봐야 한다. 그런 분들을 본방송 시청자로 만든 것이 큰 거 같다. 남자 시청자나 학생들을 끌어당긴 것이 컸다. 그분들이 봐주시는 것이 저희 시청률 상승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SKY캐슬'을 사랑하는 시청자들은 14회 이후 다시 '충격'에 빠졌다. 지난 5일 방송된 14회에서는 혜나의 추락이 그려지며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스포일러 금지령 속에서 이미 혜나의 추락과 관련된 소문들이 방송가와 네티즌들 사이를 떠도는 가운데 'SKY캐슬'로 찾아올 향후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지연 CP는 "스포일러가 진짜로 유출되는 것들이 있었는데 완전히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스태프 카페도 바꾸고 노력했는데도 어쩔 수 없이 유출됐다. 야심차게 준비했는데 미리 알려지는 현실이 아쉽다. 다행히 스포일러를 보고 본편을 보셔도 재밌다는 분들이 많아 안심이었다"면서도 스포일러 근절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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