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열흘 앞으로 다가온 SBS 연기대상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감우성-김윤진-박진희 등 주요 배우들의 치열한 경합 속 장나라가 변수로 떠올랐다.
SBS 연기대상은 오는 31일 신동엽과 신혜선의 진행으로 열린다. 올해 SBS 드라마는 '키스 먼저 할까요'와 '미스 마:복수의 여신(이하 미스 마)', '리턴',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하 서른이지만)', '여우각시별', '황후의 품격' 등이 주요 작품으로 꼽힌다. 시청률상으로 압도적인 작품이 없어 대상 후보 경쟁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
감우성은 지난 4월 종영한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 멜로 장인다운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4년만의 안방극장 복귀였던 이 작품에서 한때 잘나가는 카피라이터였던, 고독한 남자 손무한 역을 맡아 한층 더 깊어진 연기내공을 과시했다. 김선아(안순진 역)을 향한 로맨스는 물론 시한부를 선고받은 불치병 환자로서의 섬세한 표현이 돋보였다. 까칠한 수염과 주름을 숨기지 않고, 거침없고 무례한듯 하지만 사랑에 서툰 중년 남자의 모습을 탁월하게 담아냈다. 최근 장르물의 범람 속에서 정통 멜로, 그것도 '리얼 어른 멜로'의 진수를 선보였다는 찬사를 받았다.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 남자 최우수상, 한국방송대상 인기상 등 호평에 비해 시청률은 다소 아쉬운 편. 방송 초중반이었던 10회(12.4%)와 12회(12.5%)에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후반부 전개가 다소 늘어졌다는 비판을 받았고, 동시간대 '우리가 만난 기적'이 인기를 얻으면서 한자릿수 시청률로 종영했다.
김윤진 역시 유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된다. '미스 마'는 해외 활동에 주력해온 김윤진이 19년만에 국내 드라마에 복귀한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미스 마'를 통해 김윤진은 딸을 잃고 누명을 쓴 채 복수를 다짐하는 미스 마와 추리 소설가 마지원의 1인 2역을 맡았다. 눈짓 하나 몸짓 하나 세밀한 연기가 돋보였다. 다소 복잡한 플롯임에도 확고한 중심을 잡고 몰입도를 높이며 '믿고보는 김윤진'이란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미스 마' 역시 시청률은 다소 부진했던 편. 주말 편성임에도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한 적이 없다. 4회(9.1%)와 최종 32회(8.6%) 모두 10%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SBS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리턴'이다. 5화에 처음 두자릿수 시청률(11.0%)을 기록한 이래 최종 34화(16.7%)까지 줄곧 두자릿수 시청률로 질주했다. 최고 시청률(17.4%)은 14화였지만, 이후에도 큰 변화 없이 높은 성적을 지켰다.
하지만 주연 배우 교체 논란이 발목을 잡는다. 원래 '리턴'의 주연배우는 고현정이었지만, 갑작스런 하차로 박진희가 도중 투입됐다. 과감한 중도 출연을 수락한 박진희가 고현정과는 다른 자신만의 최자혜로 선보인 불꽃 같은 열연은 호평받기 충분했다. 하지만 작품의 절반이 지난 뒤에야 출연한 만큼 연기대상의 무게감에는 다소 아쉽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여우각시별'의 이제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신혜선과 양세종은 나름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시청률이나 화제성을 보여주지 못해 대상 후보에서는 한발짝 물러선 모양새다.
최근 다크호스로 주목받는 대상 후보는 '황후의 품격'의 장나라다. 장나라는 '막장드라마 대모'로 불리는 김순옥 작가와의 만남에서 찰떡 궁합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기존 막장 드라마와는 다른 신선한 연출과 폭풍 같은 내용 전개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신성록의 노골적인 배신이 표면화되고 장나라의 사이다 복수가 터지면서 16회에 14.0%, 18회에 13.3%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작품과 주연 배우의 연기, 시청률 모두 연기대상을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는 평가. 다만 '황후의 품격'은 현재 방영 중인 작품인데다, 최근 터져나온 스태프 노동착취 논란 이슈가 걸림돌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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