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의 FA(자유계약선수) 선수 가운데 계약자는 4명 뿐. 나머지 선수들의 계약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연말을 맞아 10개 구단은 종무식을 갖고 휴식기에 돌입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이나 연봉 협상 등 주요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진들은 쉴틈 없이 움직이고 있지만, 구단들의 전체적인 움직임은 '올스톱' 체제다. KBO 역시 21일 종무식을 한다.
본격적인 비시즌에 돌입했지만, FA 선수들의 계약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는다. 굵직한 선수들은 대부분 계약을 했다. SK 와이번스의 최 정(6년 106억원), 이재원(4년 69억원)에 이어 양의지가 4년 125억원의 초특급 대우를 받고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NC는 내부 FA인 모창민과도 3년 20억원에 계약을 일찌감치 마무리짓고 홀가분하게 겨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진통이 따른다. 예상보다도 훨씬 진척도가 느린 모습이다. LG 트윈스의 베테랑 타자 박용택의 경우, 구단과 수차례 만나면서 금액에 대한 이견차만 좁히고 있다. 다른 선수들은 박용택과도 상황이 다르다. 한화 이글스의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 김상수, KT 위즈 박경수 금민철, 넥센 히어로즈 이보근 김민성, 롯데 자이언츠 노경은 등은 쉽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이들 가운데, 타 구단이 영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움직임이 거의 없다. 몇몇 선수들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속전속결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른 구단들의 눈치 싸움 때문이다.
그마저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은 사실상 원소속 구단이 논의의 리드를 쥐고 있다. 구단이 제시할 수 있는 선에서 계약 조건을 내밀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이다. 특히 올해에는 구단들이 이전보다 FA 지출을 큰 폭으로 줄이고 있어 상황이 좋지가 않다. 중소형 FA 선수들이나 이용규 윤성환 박경수 등 재자격을 얻은 베테랑 선수들이 여러모로 불리한 입장이다.
어쩌면 예견됐던 결과다. 몸값에 대한 구단들의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었다. 물론 양의지를 비롯한 대어급 선수들에게는 이런 움직임이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결국 가장 손해를 보는 입장은 나머지 중소형 FA 선수들이다. KBO 이사회는 물론이고, 선수협도 최선의 방법을 고려해 적극적인 논의를 해야하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