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시간이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5일 NC 다이노스로부터 20인 보상 선수 명단을 건네 받았다. FA(자유계약선수) 양의지가 두산에서 NC로 이적하면서, 이제 선택권은 두산이 갖게 됐다. 규정상 두산은 양의지의 2018년도 연봉 6억원의 300%인 18억원 혹은 연봉 200%인 12억원과 보호선수 1명을 지명할 수 있다. NC가 건넨 20인 보호 선수 명단에 적혀 있지 않은 선수 중 누구든 지명 가능하다.
현실적으로 두산이 18억원보다 12억원+선수 1명을 택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과거 타 구단이 정말 뽑을만 한 선수가 없었던 경우에 보상금 300%를 받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구단들은 선수를 택했다. 당장 받게 될 몇억원의 돈보다 선수가 가지고 있는 잠재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산은 최근 몇 시즌간 소속 선수들이 FA로 이적할 때도 꾸준히 보상 선수를 지명했다. 이원석이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했을 때는 포수 이흥련을 택했고, 지난해 민병헌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을 때는 외야수 백민기를 보상 선수로 지명했다. 또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현수가 FA 자격으로 LG 트윈스와 계약하자, 두산은 보상 선수로 투수 유재유를 영입했다. 흔히 1군 '즉전감'으로 불리는 베테랑 선수들보다는 나이가 어리고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로 보상 선수를 지명했다.
보상 선수 명단을 넘겨받은 두산은 3일 후인 18일까지 보상 방법을 최종 확정하고, 선수를 지명해야 한다. 물론 냉정하게 현재 NC의 전력을 따져봤을 때, 대어급 선수가 깜짝 지명될 확률은 무척 낮다. 리빌딩 과도기를 겪고있는 NC는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편차가 크다. 두산이 지명을 한다고 해도 '가능성 있는 유망주' 정도가 최선일 가능성이 크다. 또 가장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은 투수다. NC에는 주축 투수들 외에도 정수민 이형범 민태호 등 좋은 평가를 받고있는 투수들이 있다. 20인 보호 명단을 어디에 초점을 두고 꾸렸느냐가 관건이지만, 엔트리가 워낙 적은만큼 주요 선수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풀려있을 수밖에 없다. 두산이 이들 중 한명을 택할 수도 있다.
허를 찌르는 선택도 가능하다. 주전 포수 양의지가 이탈했기 때문에 포수 선택도 가능하다. 김형준 신진호 정범모 등 올해 번갈아 1군 마스크를 썼던 포수들 외에도 박광열 윤수강 등 백업 자원들이 있다. 올 가을이면 김태군도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하는만큼 어느정도 교통 정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과연 두산의 선택은 누구일까. 누구를 택해도 양의지가 전력에서 빠져나간 빈 자리를 채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최상의 선택이 필요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