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시즌 가장 보고 싶은 선발 매치업은 동갑내기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김광현(SK 와이번스)이 아닐까.
확실하게 국내 최고 에이스가 된 둘이 2019년 정상 대결을 펼친다. 양현종은 KIA를 대표하는 에이스, 김광현은 SK의 에이스다. 둘 다 국가대표 에이스로도 활약하며 KBO리그의 대표 선수로 꼽힌다. 그런데 둘이 정상의 자리에서 만나지는 않았다.
데뷔 초반엔 김광현이 먼저 각광을 받았다. 데뷔 2년째인 2008년 정규시즌 MVP에 올랐고, 2010년까지 3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이후 어깨 부상으로 2년간 제활약을 못했지만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챙기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힘있는 강속구를 뿌리는 예전의 김광현보다는 거리가 있었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한 김광현은 올시즌 철저한 관리 속에서 11승8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2.98. 150㎞를 넘는 강속구를 뿌리면서 김광현의 부활을 알렸다. 내년시즌이 더 기대된다.
양현종은 갈수록 더 성장한 케이스다. 2009년 12승을 달성하며 첫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양현종은 2010년엔 16승을 거두면서 에이스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3년간 부진을 보였다. 2014년부터 확실히 KIA의 에이스로 올라섰다. 2014년 171⅓이닝을 던지면서 16승(8패)을 거둔 양현종은 꾸준히 두자릿수 승리를 챙겼고, 지난해엔 20승 고지를 밟으며 정규시즌 MVP까지 올랐다. 올시즌에도 184⅓이닝을 던지며 13승을 거뒀다.
KBO리그 11년간 활약하면서 거둔 성적도 비슷하다. 양현종이 통산 120승(77패), 김광현이 119승(71패)을 기록했다. 양현종이 지난해 20승을 거두면서 통산 107승을 거둬 뛰지 못한 김광현(108승)과의 격차를 줄였고, 올시즌엔 역전에 성공했다.
매시즌 둘의 성적도 볼만하지만 통산 성적 역시 관심의 대상이다. 역대 통산 최다승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지난해 22위에서 한화 한용덕 감독과 함께 공동 17위로 올라섰고, 김광현도 21위에서 19위가 됐다. 내년시즌에 10승 이상 거둔다면 통산 승리 10위권 이내에 진입이 가능하다.
역대 통산 최다승은 송진우 한화 이글스 코치의 210승이다. 양현종은 90승, 김광현이 91승을 거두면 도달할 수 있다. 내년시즌이면 31세가 되기에 부상없이 꾸준히 던질 수만 있다면 기록 달성은 충분하다.
현재 한국 투수들의 상황을 보면 10년 이내 통산 최다승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는 이 둘 뿐이다. 시즌 최고가 아닌 역대 KBO리그 최고 투수가 될 이는 양현종일까 김광현일까. 이제부터 진짜 경쟁이 시작된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역대 KBO리그 통산 승리 순위
1위=송진우(한화)=210승
2위=정민철(한화)=161승
3위=이강철(KIA)=152승
4위=선동열(해태)=146승
5위=배영수(두산)=137승★
6위=김원형(SK)=134승
7위=임창용(KIA)=130승★
8위=장원준(두산)=129승★
9위=윤성환(삼성)=127승★
10위=김용수(LG)=126승
10위=조계현(두산)=126승
16위=장원삼(LG)=121승★
17위=한용덕(한화)=120승
17위=양현종(KIA)=120승★★
19위=김광현(SK)=119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