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캠프 일정을 마친 롯데 자이언츠가 가장 큰 성과로 꼽는게 '투수진 성장'이다. 젊은 투수진 발굴을 목표로 삼은 양상문 롯데 감독은 "투수들이 이전에 비해 기량이 어느 정도 향상됐다는 결론을 냈다. 한 달 간의 훈련을 통해 성과를 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좌완 투수 차재용(22)은 이 중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진 투수로 평가 받고 있다. 포수 안중열은 "마무리캠프 이전과 비교해보면 구위가 많이 달라졌다. 이전과는 다른 공을 던지고 있다"고 호평했다. 양 감독 역시 "차재용이 그동안 기대를 모은만큼 성장하지 못했는데, 마무리캠프에서 원인을 어느 정도 찾았다"고 말했다.
차재용은 부천고를 졸업한 지난 2015년 2차 2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좌완 기대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군에서 좀처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올 시즌을 마친 현재 1군 통산 기록은 8경기에 출전해 승패없이 6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8.53을 기록한게 전부다. 지난해까진 1군에서 모습을 비췄지만, 올해는 수술과 부진이 겹치면서 자취를 감췄다. 2군리그 13경기에서 14⅓이닝을 던져 1승, 평균자책점 6.91을 찍는데 그쳤다. 마무리캠프 합류 전까지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현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서서히 반전하고 있다.
차재용은 "이전엔 투구 뒤 몸의 중심이 3루 쪽으로 많이 쏠렸는데, 상체를 앞으로 쏠리게 해 힘을 하체로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공이 많이 휘었는데, 마무리캠프를 거치면서 스스로 제구나 구위에서 나아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달라진 비결을 설명했다. 그는 "마무리캠프에서 투구를 이어가면서 느끼는 부분이 많다.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마무리캠프는 어디까지나 1차 관문일 뿐이다. 차재용은 내년 시작될 스프링캠프에서 또다시 검증을 거쳐야 한다. 좌완 투수라는 특수성은 경쟁 우위가 될 수 있다. 롯데는 현재 고효준, 이명우 외에 내세울만한 좌완 투수가 없다. 그러나 좌완이라는 특수성을 받쳐줄 만한 구위나 배짱이 없다면 마운드에 설 기회를 잡을 순 없다. 마무리캠프에서 받았던 호평을 스프링캠프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차재용이 제 몫을 해준다면 롯데는 새 시즌 불펜에서 또다른 무기를 장착할 수 있게 된다.
차재용은 "우리 팀에 좌완 투수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따라다닌다. 내게는 지금이 기회다. 최대한 노력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