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래퍼 산이의 디스곡 '6.9cm'에 대해 제리케이가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산이가 공개했던 '페미니스트(FEMINIST)'에 대해 반박한 곡 '노 유 아 낫(NO YOU ARE NOT)'을 공개했던 제리케이가 산이의 '6.9cm'에는 더이상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리케이는 산이의 곡에 대해 "뭐래"라는 짧은 소감을 남긴 뒤 "그러고 보니 좌좀 소리 너무 오랜만에 듣는다. 약간 경기체가 같은 거 보는 기분. 작품을 메타적으로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나한테 설명하기 전에 그거에 실패했다는 걸 좀 아셔라. 대응할 노래 안 만든다. 행사 잘려서 화난 건 회사한테 화내시길. 그 전에 회사 입장도 한 번 생각하시라"고 밝혔다. 이어 슬릭이 공개한 '이퀄리스트(EQUALIST)'를 링크하며 "슬릭 들으세요"라는 짧은 글을 덧붙였다.
제리케이의 이 같은 발언은 불붙고 있던 '젠더 논쟁'에 대한 입장. 산이와 제리케이는 앞서 각자 곡을 발표하며 젠더 논쟁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시작을 알린 것은 산이였다. 산이는 지난 15일 '이수역 폭행사건'과 관련해 '이수역 사건 새로운 영상'이란 영상을 SNS를 통해 공개했다. 논란이 증폭되자 산이는 16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페미니스트(FEMINIST)'를 발표해 논란이 됐다. 산이는 '페미니스트' 가사 속에서 "넌 또 OECD 국가 중 대한민국 남녀 월급 차이가 어쩌구 저쩌구 fake fact"라며 남녀간 임금차이에 대해 언급했고, 이 내용이 문제가 됐다. 배우 손수현은 이에 대한 반박으로 OECD 회원국 중 대한민국이 남녀 임금격차가 가장 큰 나라라는 사실을 공개하며 반박했다. 해당 자료는 지난 2014년 통계와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지수 등을 근거로 합산한 결과다.
산이의 주장에 대해 래퍼 제리케이도 반박하고 나섰다. 제리케이는 '노 유 아 낫(NO YOU ARE NOT)'이라는 제목의 곡을 올리며 산이를 전면적으로 디스했다. 제리케이는 가사를 통해 "책 한 권 읽어본 건 똑같은 거 같은데 아웃풋이 이렇게 달라. 이게 하드웨어 차이라는 거? 한마디로 식상한 이 표현만큼 무가치, 맞는 말 딱 한 개, 가부장제의 피해자", "Fake fact는 이퀄리즘 어쩌구지, 없는 건 있다 있는 건 없다 우기는 무식, 없는 건 없는 거야 마치 면제자의 군부심"이라며 산이를 전면 디스했다. 래퍼 슬릭도 '이퀄리스트(EQUALIST)'라는 제목의 랩을 공개했다. 슬릭은 "한 오백만년 전에 하던 소릴 하네 자기 할머니가 들으셨을 말을 하네", "내가 바라는 것 죽이지 않기 강간하지 않기 폭행하지 않기 죽이고 강간하고 폭행하면서 피해자 탓하지 않기 시스템을 탓하라면서 시스템 밖으로 추방하지 않기"라는 내용을 담았다
산이는 이에 18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6.9cm'라는 곡을 발표했다. 산이는 "제리케이 참 고맙다. 너 때문에 설명할 좋은 기회가 생겼다. 인스타그램 잘 봤다. 맞아도 되는 사람 당연 없지만 제리케이 넌 이 새벽부터 좀 맞아야겠다", "기회주의자 XX, 일시적 인기 얻기 위해 열심히 트윗질, 채굴 페미코인 입 열 때마다 역겨운 랩", "어제 올린 곡 덕분에 제시믹스 행사 취소" 등의 가사가 담긴 랩을 공개하며 불을 붙였지만, 제리케이는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리케이의 대응여부와 관계없이 산이와 젠더 논쟁 등을 둘러싼 네티즌들의 찬반여론은 들끓고 있다. 이 여파로 산이가 출연 예정이던 행사의 출연이 취소됐다. 17일 여성 의류 브랜드는 공식 SNS를 통해 "금일 오후 6시 레깅스 파티는 최근 이슈로 인해 산이의 공연은 취소됐으며 힙합 뮤지션 키디비와 함께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산이는 행사의 출연이 취소된 이후 이 사실을 언급한 곡이자 제리케이를 디스한 곡 '6.9cm'를 공개한 상태다.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