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없는 전쟁이다.
하위스플릿으로 내려 앉은 K리그1(1부 리그) 6개 구단. 이들 앞에 놓은 것은 단 두 가지, 잔류 혹은 강등이다. 살아남는 팀은 2019년에도 K리그1에서 뛸 수 있다. 그러나 경쟁에서 패하면 K리그2(2부 리그)로 짐을 싸야 한다.
종착점까지 남은 기회는 딱 네 차례. 사실상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선수들은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 속에서 뛰어야 한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할 매 경기, 감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멘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김병수 강원 감독은 "하위스플릿에서 안전한 팀은 없다. 이제 중요한 것은 기술보다 자신감이다.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강조했다. 매 경기 전쟁을 치르듯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물론 한 번 무너진 멘탈을 복구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여자 A대표팀 멘탈 코치로 활약한 윤영길 한국체대 사회체육학과교수는 "선수들이 심리적 압박을 갖고 경기에 나서는 것은 골절 상태로 뛰는 것과 같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고,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위스플릿 첫 경기를 마친 감독과 선수는 '준비한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아쉬워 했다. 김인완 전남 감독대행은 상주에 패한 뒤 "선수들이 빨리 강등권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을 가진 듯 하다. 플레이가 경직됐다"고 돌아봤다. 인천의 문선민 역시 대구전에서 패한 뒤 "매 경기 승점 6점 싸움이다. 선수 개개인이 조급함이 있다. 최하위다보니 심리적 압박감이 있다. 우리가 준비한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조금 더 냉정해져야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쉽지 않은 멘탈싸움, 하지만 퇴로는 없다. 반드시 이겨내야 하는 것이 숙명이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서바이벌 게임'이다. 최대한 냉정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인천의 남준재도 "하루하루가 힘들다. 결국 선수들이 이겨내야 한다. 더 간절하지만, 냉정하게 경기를 해야 한다. 핑계대면 안 된다"고 채찍질했다. 윤영선 교수는 "선수들이 공포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 긍정적인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위스플릿 6개 팀은 다음달 3일과 4일 경기를 치른다. 과연 어느 팀이 멘탈을 유지하며 끝까지 살아남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