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승 51패. 올 시즌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산 베어스의 페넌트레이스 성적이다.
올 시즌 두산은 타 팀에게 두려움의 존재였다. 3연전 중 1승만 거둬도 '선방했다'고 말할 만큼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했다. 정확히 4월7일부터 1위 자리에 올라 한 번도 내려오지 않았다.
이 가운데 오버랩되는 장면이 있다.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2016년 두산이다. 당시에도 두산은 93승1무50패로 정규시즌 1위에 올랐다. 승수까지 꼭 같은 성적이다.
한국시리즈에서도 NC 다이노스와 맞붙어 단 한 번의 패배없이 깔끔하게 4승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1차전 선발은 더스틴 니퍼트였다. 그는 이날 8이닝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잠재웠다. 2차전은 장원준이 책임졌다. 8⅔이닝 1실점으로 승리했다.
당시 정규시즌에서 니퍼트는 22승3패-평균자책점 2.95, 장원준은 15승6패-3.32를 기록했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는 1,2차전에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가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린드블럼은 정규시즌 15승4패-2.88을, 후랭코프는 18승3패-3.74를 기록했다. 원투펀치에서 당시와 큰 차이가 없다.
3,4차전에서는 마이클 보우덴과 유희관이 각각 7⅔이닝 무실점, 5이닝 무실점으로 버텼다. 올해 3,4차전은 이용찬과 이영하, 혹은 유희관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와 비교하면 무게감이 조금 떨어진다.
또 당시 두산은 불펜이 약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선발투수가 이렇게 많은 이닝을 책임져주니 불펜에도 무리가 없었다. 4경기 모두 이용찬과 이현승으로 버텨냈다. 이현승이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3⅔이닝 무실점, 이용찬이 3경기 5이닝 1실점으로 막아냈다.
현재도 두산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불펜이다. 특히 불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김강률의 부상이 걱정이다. 2016년에는 4명의 선발투수들이 모두 160이닝 이상을 소화하던 '이닝이터'들이었다. 유희관은 무려 185⅔이닝을 책임져주던 때다. 하지만 올 시즌 선발 투수 중에서 150이닝 이상 소화해준 이는 린드블럼이 유일하다. 후랭코프는 149⅓이닝만 소화했다.
그만큼 불펜의 역할이 중요해졌지만 당시에 비해 불펜이 강해졌다고 말하긴 힘들다. 장원준이 안정됐다고는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한다. 함덕주와 박치국은 후반기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박치국은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3경기에 나서 3⅓이닝 3안타 1홈런 5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타순에서 큰 차이는 없다. 당시 1차전 타순은 박건우-오재원-오재일-김재환-양의지-민병헌-닉 에반스-허경민-김재호 순이었다. 올시즌 두산의 일반적인 라인업은 허경민-최주환-박건우-김재환-양의지-오재일-김재호-오재원-조수행 정도다. 하지만 정수빈이 팀에 복귀해 조수행을 대신해 정수빈이 외야수 한자리를 차지할 것으로보인다. 2016년과 비교해 민병헌과 에반스가 빠지고 순서만 바뀌었지 큰 차이가 없다. 4번타자 김재환은 2016년은 3할2푼5리를 때렸고 올해는 3할3푼4리를 쳤다. 민병헌이 없지만 복귀해 3할6푼7리를 때린 정수빈이 있고 에반스가 없지만 3할3푼3리를 쳐낸 최주환이 있다.
결론은 역시 불펜이다. 불펜이 제 몫을 해준다면 두산은 2016년보다 더 압도적인 모습을 볼일 수 있다. 하지만 흔들린다면 힘겨운 한국시리즈를 치러야할지도 모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