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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시동 건 우리카드, 아가메즈가 일깨운 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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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리버맨 아가메즈(33)의 투지가 팀을 깨우고 있다.

신영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우리카드는 4연패로 올 시즌을 힘겹게 시작했다. 지난 2013~2014시즌 현대캐피탈에서 맹활약했던 아가메즈를 영입하면서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아가메즈 한 명만으로는 공격을 풀어갈 수 없었다. 첫 4경기에서 선수들 간의 호흡이 썩 좋지 않았다. 아가메즈를 도와줄 공격수도 부족했다. 신 감독은 "국내 선수들을 보면,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다 공격 역할만 했던 선수들이다. 살림꾼 역할을 안 해봤다. 프로에 와서 하려니 어수선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신 감독이 "부진이 오래 갈 것이다"라고 진단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의외로 29일 '우승 후보' 현대캐피탈과의 1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대0 완승을 거뒀다. 현대캐피탈은 주전 세터 이승원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신인 이원중이 나섰다. 분명 상대의 약점도 있었지만, 우리카드의 공격은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레프트 나경복이 19득점으로 아가메즈를 착실히 도왔다.

우리카드의 첫 승 뒤에는 아가메즈의 투지가 있었다. 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내가 없을 때 아가메즈가 선수들에게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어 하냐는 얘기를 했다더라. 국내 선수들이 기분 나빠하면 안 된다. 받아들여야 한다. 아가메즈의 원래 성격 같았으면 불만을 크게 드러냈을 것이다. 하지만 먼저 파이팅 하려고 한다. 아가메즈에게도 '너는 배구를 오래 하지 않았냐. 우리 선수들은 안 되는 게 많다. 화를 내지말라. 부탁한다'고 얘기했다. 아가메즈의 과거 모습이 사라졌다. 그래서 고맙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선수들도 아가메즈의 적극적인 모습에 힘을 내고 있다. 최홍석은 "아가메즈는 투지가 정말 강한 선수 같다. 감독님과 아가메즈가 모두 코트에서 더 강해져야 하고 파이터가 돼야 한다는 말을 해준다"면서 "우리는 서로 배려하고 서로의 스타일을 존중하고 있다. 아가메즈의 말에도 반발감이 생기거나 안 좋게 받아들이지 않고 같이 하려는 마음이 있다. 그렇게 시너지 효과가 나도록 맞춰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모래알 팀을 진흙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최홍석은 "연패가 길어지면 패배 의식에서 나오기가 힘들다. 하지만 연패 속에서도 미팅을 할 때 아가메즈가 먼저 나서서 선수들의 투지를 이끌었다. 경기를 하면서도 오히려 현대캐피탈의 부담이 더 컸던 것 같다. 공격적으로 임하고자 했다. 선수들이 코트 안에 있든, 밖에 있든 분위기를 잘 만들았다. 팀원 모두가 만들어낸 승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