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어렸지만 딸을 책임지고 싶었다."
배우 김승현이 과거 하이틴 스타로 누리던 인기와 갑작스레 갖게된 딸에 대한 사랑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3'에서는 김진, 조성모, 김승현, 남우현, 강태오, 송강이 출연한 '내 아이디는 얼굴 천재' 특집 2탄이 전파를 탔다. 특히 이날 특집에서는 과거 역대급 인기를 자랑하던 90년대 하이틴 스타 김승현이 미혼부를 고백한 후 달라진 삶에 대해 고백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승현은 "하루에 팬레터를 3상자 씩 받았다. 전용 사서함이 따로 있었을 정도였고 명동에 나가면 그 일대가 마비가 되기도 했다"며 과거 인기를 셀프 자랑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대학 입학을 앞둔 스무살, 갑작스레 아이를 갖게 됐다면서 "여자친구가 아이를 가졌고 이 사실을 소속사와 가족도 전혀 몰랐다. 나와 아이 엄마만 알고 있었는데 그때 여자친구가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굉장히 많이 알려줬다. 여자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어렸지만 책임을 져야겠다 생각해 '아이를 낳자' 다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무엇보다 김승현은 "하루라도 빨리 사실을 고백하고 아이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고 싶었다"며 "물론 부모님은 아들 앞날 걱정해 딸의 존재를 숨기자고 했지만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기자 회견 이후 비난이 쏟아졌다. '김승현 앞길이 망가졌다'라는 글을 보기도 했다. 당시엔 소중한 생명을 얻었으니 그만큼 잃는 것도 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그때 느낀 것은 인기는 거품과도 같다는 것이다. 기자회견 이후 연예계 활동이 중지되기도 했다"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연예계 활동이 중지된 김승현은 딸 수빈을 키우기 위해 온갖 행사를 다니며 딸에게 최선을 다하는 아빠로 남고자 했다고. 그는 "하루는 순댓국집에서 사인회 행사 제안이 들어왔다. 처음에는 '순댓국집에서 왜?'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곧바로 내가 이곳에서 일하면 수빈이에게 하나라도 더 사줄 수 있겠단 생각으로 한분 한분 열심히 사인을 해드렸다"며 "대학로 연극을 하며, 들어오는 행사들을 가리지 않고 모두 다니며 생활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과거 활동할 당시 했던 프로그램 막내작가가 이제 왕작가가 돼 '살림하는 남자들' 출연 제안을 받은 김승현이지만 딸의 모습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걱정이 먼저 앞섰다고 밝혔다. 이렇듯 고민이 컸던 김승현이었지만 결국 딸의 응원으로 출연을 결정할 수 있었다는 것. 김승현은 "딸이 말하길, 과거 아빠가 힘들었던 것을 알고 있었다더라. '이번 프로그램이 아빠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 출연을 결심했다"며 출연 배경을 공개했다.
마지막으로 김승현은 20년 전 자신에게 "그때 당시에 너의 딸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책임 진 건 잘한 선택이야. 앞으로도 수빈이 잘 챙기고 부모님과 함께 행복한 가정 꾸리도록 하자. 수고 많았다"고 말해 안방 극장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김승현의 진심이 통했을까. 지난 밤 방송된 '해피투게더3'는 동 시간대 프로그램 중 시청률 왕좌 자리를 수성하며 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해피투게더3' 2부의 시청률은 4.0%(수도권 기준)를 달성하며 동시간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하이틴 스타에서 미혼부 고백으로 인생 최대 역경을 맞은 김승현. 힘든 과정 속에서도 딸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과시하며 노력한 그는 이제 딸과 함께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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