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았다.
류현진(LA 다저스)이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에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은 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란타전에서 7이닝 4안타 무4사구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는 승부였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간판 투수 클레이튼 커쇼 대신 류현진을 애틀란타와의 첫 경기 선발로 낙점했다. 미국 현지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후반기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 류현진이지만 커쇼가 갖는 상징성이 그만큼 대단했다.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왔을 때 로버츠 감독 뿐만 아니라 류현진까지 비난의 도마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경기 초반부터 93마일(약 150㎞)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며 애틀란타 타선을 상대했다. 1회 93.1마일을 기록했던 직구 최고 구속은 2회 93.6마일(약 151㎞)까지 상승했다. 평소와 달리 초반부터 힘을 쏟으며 상대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직구 뿐만 아니라 유려한 변화구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데 주력했다. 1회 2사후 첫 안타를 내줬으나, 5회 2사까지 12명의 타자를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뽑아내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날 구심의 판정은 숨은 변수였다. 스트라이크성 투구가 잇달아 볼 판정을 받은 것. 하지만 류현진은 별다른 동요 없이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노련함을 과시하면서 스스로 위기를 돌파해 나아가는 모습을 선보였다. 뛰어난 경기 운영으로 투구수를 관리하며 7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로버츠 감독의 믿음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다저스의 전설적인 투수 샌디 쿠팩스는 류현진이 7회말 투구를 마치자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애틀란타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한 이날의 투구가 갖는 의미를 설명하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