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는 이대은 영입으로 어떤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우여곡절 끝 KT 유니폼을 입었다. 선수도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
KT는 1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이대은(경찰)을 지명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실패 후,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활약했고 2015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게 경찰 입대까지 연결돼 국내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10월 경찰에서 전역 예정인 이대은은 내년 시즌부터 KBO리그에서 활약할 자격을 갖췄고, 그가 드래프트에 나올 때부터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T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 중간에 이대은이 해외로 다시 나가는 방안을 모색한다, KT 입단 대가로 다른 혜택들을 노린다는 등의 얘기가 나와 시끄러웠지만, 결국 다른 신인선수들과 똑같이 드래프트에 참가해 지명을 받는 걸로 모든 게 일단락됐다.
▶로테이션 소화만으로도 큰 가치
KT는 현재 간판으로 내세울 수 있는 토종 선발 자원이 없다. 3년 연속 꼴찌를 하면서도 제대로 된 선발 1명을 키우지 못했고, 4년차인 올해도 마찬가지다. 고영표가 선두 주자지만 기복이 있는데다 팔, 허리 등 아픈 곳이 많다. 또, 빠른 시간 안에 입대를 해야할 나이다.
외국인 선수 2명 외 마땅한 선발 자원이 없으니 긴 시즌을 치르기 힘든 건 안봐도 뻔하다. 올해는 2차드래프트에서 데려온 금민철의 잠재력이 터지는 행운으로 버텼지, 만약 금민철마저 없었다면 더 처참한 성적을 거두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가운데 정통 선발 요원인 이대은의 합류는 반갑다. 우완 정통파로 150km에 가까운 빠른 공을 뿌리고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뿌릴 줄 안다. 몸에 이상만 없다면 당장 KT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 선수도 "내년 목표는 10승"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시즌 퓨처스리그에서의 성적에 의문 부호를 붙이기도 한다. 18경기 5승6패1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패한 경기들을 보면 대량 실점 한 경기들이 많다. 파워피처인만큼, 제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2군 경기에서도 압도적 활약을 못하는데, 1군에서 통할 수 있느냐는 얘기다.
하지만 KT쪽에서는 "몇 승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확실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이닝을 소화해주는 선발투수가 합류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퓨처스리그에서 89⅓이닝을 던졌으니 선발로 활약하기에는 문제가 없다고 봐야 한다. 체계적인 운동에 있어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 2군 생활보다, 1군에서 생활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면 더 좋은 공을 뿌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려있다. 이대은 정도의 계산이 되는 투수도 보유해보지 못했던 KT이기에, 더욱 설렌다.
▶티켓 판매에도 영향 미칠 스타성
야구 실력을 떠나 잘생긴 외모로 일찍부터 주목받은 이대은이다.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사는 프로 선수인데, 실력을 갖춘데다 외모까지 호감형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드래프트 현장에 경찰 제복을 입고 참석했는데, 제복을 입었을 때나 KT의 유니폼을 입었을 때나 모두 잘어울리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KT는 올시즌을 앞두고 88억원의 거액을 투자해 황재균을 영입했다. 그를 새로운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시켜 홈 100만명 관중 유치의 발판을 만들겠다고 했다. 또, '괴물신인' 강백호도 있었다. 신인왕 타이틀을 향해 전진중이다. 두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의 합류로 KT의 인지도가 상승한 건 사실이지만, 냉정히 봤을 때 KT가 처음 기대한 정도의 효과를 봤다고 하기에도 부족하다. 황재균은 평소 경기장 안팎에서 조용한 스타일이고, 강백호의 경우도 힘든 첫 시즌을 치르며 경기력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어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외모, 스토리 측면에서 최근 KBO리그에 이대은같은 스타성을 가진 선수는 없었다. 여기에 좋은 일이든, 안좋은 일이든 프로 입단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또, 선발투수이기 때문에 팬들이 등판 경기에 맞춰 경기장을 찾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경기력 측면 뿐 아니라 흥행에서도 KT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황재균, 강백호는 남자팬들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선수들이라면 이대은은 더 많은 여성팬들을 끌어올 수 있는 카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