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성열(34)이 프로 15시즌만에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타격에 새롭게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고, 올해 뒤늦게 만개하고 있다. 이성열은 10일 현재 타율 3할5리 25타점 80타점을 기록중이다. 개인 첫 규정타석 3할 타율에 도전하고 있고, 한시즌 개인최다홈런과 최다안타(120개)는 이미 경신했다.
이성열은 차분하다. 늘어난 홈런과 안타 대신 줄어들지 않는 삼진에 더 눈이 간다. 이성열은 "개인 기록은 의식하지 않는다. 안타, 홈런, 타율같은 숫자는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아직 개선해야할 것이 많다. 삼진이 100개를 넘었다. 속상하다"고 했다.
이성열은 올시즌 119개의 삼진을 당했고, 볼넷은 30개를 골라냈다. 이성열의 삼진 수는 LG 트윈스 오지환(124개), NC 다이노스 재비어 스크럭스(123개)에 이어 리그에서 세번째로 많다. NC 나성범이 118개로 네번째다.
이성열은 "지난해 3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규정타석 미달이었다.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3할을 쳐본 적은 한번도 없다. 도전하는 입장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다. 팀 성적이 좋아야 개인성적도 빛이 난다. 팀에 보탬이 되려 노력하다보면 기록에 조금씩 다가설 것 같다"고 했다.
이성열은 지난해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3할7리(280타석 86안타) 21홈런 65타점을 기록했다.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적응능력이 향상됐고, 밀어치는 기술을 한층 발전시켰다.
이성열은 한화 타선의 핵으로 활약중이다. 붙박이 4번 타자인 제라드 호잉 뒤에서 타선에 폭발력을 더하는 역할을 수행중이다. 김태균과 번갈아 5번 타순을 지키고 있다. 수 년간 이성열을 괴롭혔던 외야 수비는 빼어나진 않지만 대과없이 치러내는 중이다. 위급상황 시는 1루 수비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성열은 올시즌 홈런을 때린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서 한용덕 한화 감독의 가슴을 터치(?)하는 세리머리를 펼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펀치를 날렸지만 최근에는 툭 건드리는 수준이다. 한 감독은 "아예 각오하고 있으니 얼마든지 가슴을 쳐도 된다"며 웃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