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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과외 받는 '괴물' 김민재, 강호 칠레 막고 '황태자'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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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신임 A대표팀 감독은 한국축구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핵심은 세밀하고 체계적인 훈련이다. 김판곤 위원장이 벤투 감독을 데려오며 강조했던 '전문성'이 일찌감치 빛을 보고 있다. 4명의 코치들이 각각의 전문분야를 맡아 개별 훈련을 진행하고, 벤투 감독은 그라운드 밖에서 전체적인 큰 그림을 관찰하며 선수들의 성과를 체크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훈련시간이 4일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벤투호는 7일 코스타리카전(2대0 승)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였다.

선수들도 대만족이다. 1년10개월만에 태극마크를 단 왼쪽 윙백 윤석영(서울)은 "세밀하게 하나하나 지도를 해주셔서 선수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했고, 수년간 대표팀의 중심이었던 기성용(뉴캐슬)도 "훈련을 세분화 시키고, 세심하게 지도해주시는만큼 이해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캡틴' 손흥민은 "큰 틀에서 어떻게 플레이 할 지를 정확히 얘기하고 시작한다. 사소한 것 하나, 하나 다 훈련할 때 붙잡고 얘기해줘 감명 깊었다. 감독님이 한국 축구를 발전시키려 한다는 게 느껴졌다"고 웃었다.

꼼꼼한 벤투 감독이 유독 챙기는 선수가 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전북)다. 김민재는 두번이나 벤투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첫번째는 코스타리카전 전반이 끝나고였다. 벤투 감독은 라커룸으로 향하기 전 김민재를 따로 불러 작전을 지시했다. 김민재는 경기 후 "감독님께서 공격진에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패스를 연결하라고 주문하셨다. 나에게만 그런 지시를 하신지는 모르겠지만 공격적으로 나서라고 주문 하셨다"고 전했다. 두번째는 9일 훈련에서였다. 벤투 감독은 훈련 끝무렵 김민재를 별도로 불러 다시 한번 설명에 나섰다. 직접 공을 가져와 시범까지 보이는 열의를 보였다. 벤투 감독은 공간 선점과 전진 패스 타이밍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코스타리카전에서 측면을 강조한 공격축구로 강한 임팩트를 남겼지만, 벤투식 축구의 핵심은 수비다. 모험적인 축구보다는 안정적인 축구를 선호하는 벤투 감독은 탄탄한 수비 후 빠르게 전환되는 움직임을 강조한다. 실제 소집 후 가장 공을 들인 것도 수비 전형이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남태희(알두하일)는 "수비 형태와 조직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하신다. 훈련도 이 부분에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타리카전 이후에도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비수의 움직임을 바로 잡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벤투 감독은 수비의 중심으로 김민재를 택한 듯 하다. 두번의 호출이 이를 증명한다. 김민재는 벤투 감독이 원하는 센터백상이다. 벤투 감독은 수비라인을 높이 끌어올린다. 라인을 올리면 뒷공간에 약점을 노출할 수 밖에 없는데 김민재는 이를 커버할 수 있는 빠른 발을 지녔다. 강한 피지컬과 터프한 수비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뿐만 아니라 공격시 전환 패스와 발기술에도 능하다. 벤투 감독이 빌드업을 강조하는 만큼 김민재의 이런 공격 능력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코스타리카전을 통해 예열을 마친 김민재는 11일 칠레전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칠레는 코스타리카보다 강하다. 알렉시스 산체스(맨유)가 빠졌지만, 칠레는 기본적으로 공격력이 좋은 팀이다. 특히 스리톱을 바탕으로 빠른 역습에 능하다. 김민재가 칠레의 막강 공격진을 막아낼 경우, 그를 향한 벤투 감독의 신뢰는 더욱 두터워질 것이다. '괴물'을 넘어 '황태자'를 향한 김민재의 도전이 시작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