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동갑내기 배우 손예진과 현빈, 협상가와 인질범으로 만난 두 사람의 극강의 시너지가 영화 '협상'에서 오롯이 빛났다.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시간 내 인질범 민태구(현빈)를 멈추기 위해 위기 협상가 하채윤(손예진)이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하는 범죄 오락 영화 '협상'(이종석 감독, JK필름 제작).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손예진, 현빈, 이종석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협상'은 '해운대', '국제시장' 두편의 천면 영화를 탄생 시켰고, 775만 관객을 모은 산악 영화 '히말리야', 지난 해 781만 관객을 동원한 '공조', 올해초 개봉해 흥행한 '그것만이 내 세상'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제작해 온 충무로 히트메이커 JK필름이 제작한 작품.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협상이라는 소재를 다룬 영화는 '협상가와 인질범'의 실시간 대결을 그리며 제한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오직 모니터만 사이에 두고 팽팡하게 맞서는 두 사람의 대치 상황을 통해 일촉즉발의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선사한다.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는 '협상'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손예진과 현빈의 손에 땀을 쥐는 연기 대결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예진은 경찰청 산하 위기협상팀 소속으로, 인질들의 생사를 걸고 찰나의 순간마다 중요한 판단을 해야 하는 협상가 하채윤으로 분해 협상의 긴박감을 표정과 말투로 고스란히 전달한다. 데뷔 이후 첫 악역 연기에 도전하는 현빈은 인질범 민태구 역을 맡이 이전 작품에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색깔과 연기 호흡으로 관객을 놀라게 한다.
이날 현빈은 이원 촬영이라는 독특한 방식의 촬영 방식에 대해 "이원 촬영이라는 생소한 방법으로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기대도 됐고 걱정도 됐다.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걱정도 됐지만, 한번도 안해본 걸 시도한다는게 기대됐다. 처음에는 낯섬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니터만 보고 대사 처리, 숨소리 처리를 해야되고 인이어를 통해서만 들어야 돼서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하다보니 익숙해졌다"며 "그리고 영화의 흐름상 잘 어울리는 촬영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를 하면서 손예진씨의 눈빛과 호흡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처음에는 혼자 모니터를 보고 연기하니까 1인극을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지나서 생각해보니까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또한 데뷔 이래 첫 악역을 맡은 현빈은 "기본적으로 민태구 라는 인물이 하고 있는 일이 악인은 악인이다. 하지만 인간적인 면이 분명히 있고 이 인물 안에도 여러 감정과 서사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며했다. 이어 그는 "조금 전형적이지 않게 표현하는 방식을 생각하며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협상이 많은 조건으로 이뤄지지만 기본은 말로 하는 대화 인 것 같더라. 그래서 대화의 방법을 여러 가지 해보면 민태구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신경을 써서 연기하고 고민을 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손예진도 같은 고충을 토로 했다. 그는 "아무래도 제한된 공간안에서 상대 배우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모니터만 보고 연기한다는건 손발이 묶인 느낌이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감정 샷도 오로지 바스트샷고 클로즈업샷으로 표현해야됐다. 감정이 점점 올라가는데 대사로만 주고받아야 했다. 자기와의 싸움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세트장에 들어가면 그 날 분량을 마쳐야 하니까 어느 순간은 이 모든 순간이 현실 같더라. 정말 인질을 구해야 하고 민태구의 의도를 알아야 하고, 마치 이상황이 진짜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원 촬영을 하면서는 날 것 그대로의 표정을 주고 받을 수 있어서 생소하고 처음이었지만, 우리 영화와 감정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 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또한 경찰 역을 맡은 손예진은 "경찰이라는 직업이 주는 전형적인 모습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긴머리를 묶거나 풀거나 그런건 경찰과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해 단발로 잘랐다"며 "그리고 기존의 캐릭터들 보다는 조금 더 보이쉬한 느낌, 조금 더 전문직 스러운 협상가 모습, 하지만 그 안의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현빈과 손예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현빈은 "예진 씨와 로맨스나 멜로에서 만나지 않은게 아쉽지만 아직 기회가 남은거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작은 모니터로만 예진 씨를 보고 연기를 해야된다는게. 하지만 이 영화에는 그게 맞았던 것 같다"며 "다음에는 다른 장르로 꼭 다시 만나고 싶다. 눈빛으로 연기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이 눈빛을 다른 장르에서 만나면 어떨까 싶다. 더 밝은 장르에서 만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연기를 하면서 느낀 건 예진 씨가 제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하셨던 면은 에너지가 엄청나시다는 거다. 캐릭터에 몰입하고 집중하는 모습은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 몰입하시더라. 제가 생각했던것과 다른 점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흥이 많으시다는 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손예진은 현빈에 대해 "꼭 함께 하고 싶은 배우였는데 이번에 함께 해서 좋았다. 하지만 서로 호흡을 맞추기 힘들고 모니터만 바라보고 연기해야 해서 아쉽기도 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오늘 영화를 처음 보면서 현빈 씨의 연기를 보며 놀랐던 지점이 많다. 이번 작품에서 현빈씨의 모습이 배우로서 큰 도전인데 그 도전이 너무 성공적인 것 같다. 상대배우를 떠나서 동료 배우로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꼭 한번 다른 장르에서도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종석 감독은 손예진, 현빈 두 배우에 대해 감사함과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현빈씨 손예진씨와 함께 해 영광이다. 첫 영화에 이런 배우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감독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저에게는 인생 전체를 봤을 때도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처음에 작품을 만나서 이야기 하고 연구하고 시나리오를 고치고 그런 과정을 모두 같이 했다"며 "현장에서도 이 정도급의 배우들이 어떻게 준비를하고 연기를 하고 연출을 하는지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협상'은 '국제시장' '공조' 등을 제작한 JK필름에서 제작하고 이종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손예진, 현빈이 주연을 맡았으며 오는 9월 19일 추석 연휴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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