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김학범호가 우즈베키스탄도 넘을 수 있을까.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 버카시의 패트리어트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을 치른다. '황금 세대'라 불리는 우즈베키스탄을 넘어야 우승도 보인다. 최고의 전력으로 승리한다면, 남은 일정은 오히려 수월해질 수 있다. 최대 고비이자 기회다.
김학범호는 23일 이란전(2대0 승)에서 반등했다. 조별리그 3경기만 놓고 보면, 한국답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유럽파가 대거 포진한 공격진은 기대 이하였다. 미드필드진과의 호흡도 썩 좋지 않았다. 게다가 역습 시에는 수비가 불안했다. 17일 말레이시아전 1대2 패배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이 쓴 약을 발판 삼아 도약하기 시작했다. 경기력이 서서히 좋아졌고, 이란전에서 어느 정도 최상의 전력을 찾은 듯 했다.
이란전에서 수비의 핵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빠졌지만, 조유민 황현수가 센터백으로 제 몫을 해냈다. 조별리그에서 나온 어이 없는 실수는 더 이상 없었다. 여기에 측면에서 김문환 김진야가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황인범 장윤호는 중원에서 폭 넓게 움직였다. 위협적인 패스도 자주 나왔다. 초반에 불안했던 이승모도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 특히, 이승우-황의조-손흥민의 스리톱은 위력적이었다. 기회가 부족했던 이승우는 제대로 진가를 발휘했다. 전방에서 끊임 없이 상대를 압박했다. 톱니바퀴가 맞아가기 시작했다. 김 감독 역시 "5%씩 나아지겠다고 했다. 분명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선제골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이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패한 경기를 보면, 역습으로 실점한 뒤 견고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먼저 득점한 상대팀이 수비 라인을 깊게 내려섰기 때문이다. 그 상황을 만들어 주지 않아야 한다. 선제골이 필요한 이유다. 이란전에선 황의조가 전반 40분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 때문에 이란은 수비적으로 나올 수 없었다. 기세를 한껏 끌어 올린 한국은 자신감을 찾기 시작했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스가 여러 차례 나왔다. 끝내 이승우가 쐐기골로 이란에 찬물을 끼얹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기대할 수 있는 장면이다.
불안 요소도 있다. 김민재가 복귀하지만, 골키퍼 조현우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조현우는 이란전에서 착지하는 과정에서 허벅지 안쪽에 통증을 느꼈다. 좌측 무릎 반월상 연골판이 부어올랐다. 조현우는 25일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고, 숙소 수영장에서 회복에 집중했다.
조현우 부재시 대안은 젊은 골키퍼 송범근이다. 송범근은 17일 말레이시아전에서 부진했다. 그 경기 후 선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상황. 조현우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선발 그라운드에 설 공산이 커졌다. 소속팀 전북 현대에서 보여준 안정감이 필요하다. 부담을 이겨내는 것이 첫 관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선제 실점'은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자카르타(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