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너도 인간이니'(극본 조정주, 연출 차영훈, 제작 너도 인간이니 문전사, 몬스터유니온)가 생긴 건 같지만, 사람을 대하는 방법은 천지 차이인 인공지능 로봇 남신Ⅲ(서강준)와 인간 남신(서강준).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인간들의 욕망으로 보는 이들에게 "너도 인간이니"를 넘어 "나도 인간일까?"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에 인간들을 뜨끔하게 만든 양심 가책의 순간들을 되짚어봤다.
#1. "진짜 신이가 일어나면, 가짜는 없어져야 되니까."
엄마 오로라(김성령)의 슬픔을 덜어주기 위해 남신 대신 한국에 온 남신Ⅲ. 하지만 남신Ⅲ의 순수한 마음과 달리, 오로라는 비밀을 품고 있었다. "진짜 신이가 일어나면, 가짜는 없어져야 되니까"라며 남신Ⅲ의 몸에 킬 스위치를 설치한 것. 20년을 함께한 남신Ⅲ도 친아들을 위해서라면 스위치 하나에 없앨 수 있는 오로라의 비정한 모성애는 "로봇이라고 쓸모없으면 버려도 되는 걸까"라는 물음을 갖게 했다.
#2. "그게 예의고 존중이잖아요. 사람이든 로봇이든."
오로라에게 킬 스위치를 없애 달라는 부탁이 통하지 않자, "(남신Ⅲ에게서) 한 발짝도 안 떨어질 거예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 걔가 터질 테고 옆에 있던 저도 죽겠죠"라고 협박한 강소봉(공승연). 무모하다는 오로라에게 "저도 약속했어요. 어떻게든 지켜주겠다고. 걘 약속을 다 지켜 줬으니까, 저도 지켜야 되요. 그게 예의고 존중이잖아요. 사람이든 로봇이든"이라는 소봉의 반박은 인간다움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3. "그래봤자 넌 기계야. 내 말대로 움직여야 되는 인형."
할아버지 남건호(박영규)에게 화난 마음을 자신에게 푸는 남신에게 "다 당신 거니까 안심하고 제자리로 돌아가요"라며 설득하려 한 남신Ⅲ. 하지만 남신은 "주제넘게 이게 어디서. 그래봤자 넌 기계야. 내 말대로 움직여야 되는 인형"이라고 소리쳤다. 겉모습은 남신Ⅲ와 똑같지만,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려는 남신은 "너도 인간이니?"라는 질문이 로봇이 아닌, 인간을 향하게 했다.
#4. "인간들을 해치느니 사라지는 게 나아요."
"다른 사람들 다치게 하면 안 돼요"라고 만류해도, "내 눈앞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려"라는 남신의 거대한 분노에 "인간을 해치느니 사라지는 게 나아요"라며 옥상 난간 아래로 발걸음을 옮기려던 남신Ⅲ. 인간을 소중히 여기고 보호하려는 남신Ⅲ는 남신과 반대되며 심장과 뜨거운 피가 흐른다고 인간인 것인지, 인간과 로봇을 구분 짓는 기준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5. "난 핏줄보다 회사가 더 중요하다."
과거 내부고발을 하려는 아들 정우(김승수)에게 "니가 나한테 해코지하면 나도 니 자식 가만 안 둔다"라고 협박한 건호.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는 정우에게 "난 핏줄보다 회사가 더 중요하다"고 못 박은 건호는 잔인하지만, 갖고 싶고 지키고 싶은 것을 위해서라면 물 불 가리지 않는 인간들을 욕망을 대변하며 "나도 인간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다.
'너도 인간이니', 오늘(31일) 밤 10시 KBS 2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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