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들어라. 충분히 자랑스러웠다.'
잉글랜드축구 레전드 개리 리네커가 후배들에게 전한 메시지다.
잉글랜드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트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4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대2로 역전패했다. 잉글랜드가 52년 만에 꿨던 월드컵 우승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선제골은 잉글랜드의 몫이었다. 무려 전반 5분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잉글랜드의 장기가 살아났다. 세트피스 골이 터졌다. 아크 서클에서 델리 알리가 파울을 얻어낸 뒤 키어런 트리피어의 오른발 프리킥이 그대로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장신의 상대 벽을 넘긴 환상적인 프리킥이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후반 23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전달된 시메 브르살리코의 택배 크로스를 쇄도하던 이반 페리시치가 감각적인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크로스를 헤딩으로 걷어내려던 잉글랜드 수비수 카일 워커보다 먼저 발을 뻗었다.
승부는 연장 후반 3분에 갈렸다. 크로아티아가 천금 같은 역전골을 터뜨렸다. 주인공은 만주키치였다. 페리시치가 문전으로 연결한 백헤딩을 상대 수비수 사이를 파고든 만주키치가 왼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경기가 끝난 뒤 리네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너무 화가 나서 말이 나오지 않지만 어린 선수들은 모든 것을 보여줬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위대한 걸음이었다. 선수들은 고개를 들어라. 충분히 자랑스러웠다. 크로아티아의 결승 진출을 축하한다"며 아쉬움과 함께 후배들을 격려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