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우완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는 팀의 4선발이다. 하지만 이번 주만큼은 마치 1선발 에이스 같았다.
긴 이닝을 책임져줬고, 공격적인 피칭을 펼친 끝에 팀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한현희가 이번 주에만 2승을 따내면서 시즌 7승(4패)째를 수확해 팀내 다승 1위로 올라섰다. '에이스'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한현희는 10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4안타(1홈런) 1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88개의 공을 던지면서 볼넷은 하나도 없이 삼진만 8개를 잡아냈다. 올 시즌 최고의 호투라고 할 만 하다. 이날 한현희는 최고 148㎞까지 나온 포심 패스트볼에 슬라이더(128~137㎞)의 투 피치로 KT 타자들을 상대했다. 여기에 체인지업(130~135㎞) 5개와 투심 패스트볼 1개를 곁들여 공격적인 승부를 펼쳤다. 1회말 KT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솔로홈런을 1개 내준 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이 홈런 이후 한현희는 7회까지 3개의 안타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2회가 고비였다. 선두타자 윤석민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은 한현희는 2사 후 송민섭에게 유격수 왼쪽 내야안타를 맞아 2사 1, 3루에 몰렸다. 그러나 심우준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후에는 탄탄대로가 이어졌다. 3회말 1사 후 오준혁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부터 7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구종은 단순했지만, 코너워크가 된 한현희의 투 피치에 KT 타자들은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한현희는 이번 주에만 2승을 따냈다. 화요일(5일)에는 고척 홈구장에서 리그 1위의 강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당시 6⅔이닝 동안 5점을 허용했지만, 타선이 도와주면서 승리를 거뒀다. 올해 한현희는 승운이 좋은 편이다. 지난 5월3일 창원 NC전때는 6이닝 동안 8점이나 내줬지만, 타선 지원 덕분에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비록 두산전 때는 타선의 도움을 받아 승리를 챙겼지만, 그래도 6이닝 이상 던져준 건 팀에 큰 힘이 됐다. 그리고 한현희는 이날 KT전에서는 보란듯이 자신의 힘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7이닝 1실점 호투로 최근 선발 3연승을 거둔 한현희는 "초반부터 힘을 실어서 던졌는데, 직구에 힘이 실리면서 구속이 잘 나왔다.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으로 승부 하다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주)효상이가 타자 성향에 맞게 볼 배합을 잘 해줬다. 전반적으로 컨디션도 좋았다"고 포수 주효상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현희는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볼넷이 없는 경기를 했는데, 무엇보다 이 점이 만족스럽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승부를 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수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