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박형식이 물오른 연기력으로 극적 긴장감을 끝까지 끌어올렸다.
7일 방송된 KBS2 '슈츠'에서는 고연우(박형식)의 배신이 그려졌다. 최강석(장동건)은 강&함에서 쫓겨나 변호사 자격 박탈 위기까지 맞았다. 그는 고연우에게 "내가 해결해 보겠지만 혹시라도 잘못되면 너 살길 찾아. 이제는 혼자 선택하고 판단할 수 있잖아"라고 말했고, 고연우는 함대표(김영호)에게 접근했다. 함대표는 고연우를 쉽게 믿지 않았지만,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 가운데 고연우는 강하연에게 모의법정을 제안했다. 모의법정에서 최강석이 진다면 깔끔하게 물러나고, 승소하면 마지막 재판을 할 기회를 주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승패와 관계없이 내가 최변호사 몰아내겠다"며 함대표 측 검사로 나섰다.
그렇게 시작된 모의법정에서 고연우는 홍다함(채정안)을 증인으로 내세웠다. 홍다함은 최강석을 보호하기 위해 가짜 증거를 없애 해고당했던 상황. 홍다함은 묵비권을 행사했으나 고연우는 "피고인이 불법적인 지시를 했다면 따랐을 거냐. 증인은 피고인을 사랑합니까"라고 압박했다. 강하연의 이의제기에도 고연우의 추궁은 강도가 높아졌고 홍다함은 눈물을 흘리며 뛰쳐나갔다. 최강석 또한 분노했다. 고연우의 증인 심문으로 상황은 최강석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고연우는 최강석의 이야기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고, 연인 김지나(고성희)의 책망에도 아무말 하지 않았다.
이렇게 고연우는 겉으로는 최강석을 완벽하게 배신한 그림을 짰다. 그러나 "비밀을 지키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아무에게도 말해주지 않는 것"이라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오며 고연우의 배신은 최강석을 구하기 위한 빅피처라는 것을 암시했다.
이번 회차는 시청자에게 큰 스릴과 감동을 안겨줬다. 시청자는 고연우의 성장과 의리에 박수를 보냈다. 고연우는 가짜 변호사이기 때문에 분명 최강석의 가장 큰 약점이었다. 하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며 고연우는 성장했고, 이제는 궁지에 내몰린 최강석을 구할 유일한 구원투수가 됐다. 그리고 박형식은 이러한 고연우의 변화와 성장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몰입을 높였다. 박형식은 철없고 나약하게만 보였던 신입 가짜 변호사에서, 조금씩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아가고, 과거의 상처와 대면하며 트라우마를 씻어내고 피해자의 편에 서는 인간적인 변호사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세심하게 그려냈다. 이렇게 탄탄하게 서사를 쌓아올린 덕분에 고연우의 배신 또한 최강석을 구하기 위한 밑그림이라는 걸 예측하게 했다. 그래서 고연우의 배신은 고구마가 아닌, 스릴로 다가올 수 있었다.
고연우의 가면을 그리는 연기도 탁월했다. 순하고 맑은 눈빛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박형식은 검사복을 입고 독종으로 변모한 고연우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몰입을 높였다. 독기 가득한 날선 눈빛으로 채정안을 압박하고 장동건에게 맞서는 모습, 비릿한 웃음과 함께 김영호의 손을 잡는 모습 등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연기까지 보여주며 훌쩍 자라난 연기력을 입증했다.
박형식과 고연우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완벽한 싱크로율을 뽐내고 있다. 최강석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인생 도박을 시작한 고연우, 그리고 그런 고연우에게 완벽하게 빙의된 박형식이 어떤 유종의 미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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