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유니폼을 갈아 입은 오준혁(26·KT 위즈)은 담담한 모습이었다.
KT는 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가진 KIA 타이거즈전을 마치고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이창진을 KIA로 보내고 오준혁을 영입하기로 한 것. 좌타 외야수 부족에 시달리던 KT는 2군리그에서 29경기 타율 4할5리를 기록 중이던 오준혁 영입을 통해 전력 강화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 감독은 "오준혁은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였다"며 "유한준이 수비가 가능할 때까지 오준혁을 당분간 기용하고, 이후 경쟁체제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8일 수원 넥센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모습을 드러낸 오준혁은 "어제 밤 광주 집에 있다가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오후 1시에 수원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엔 얼떨떨 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생각해보니 (KT행이) 내게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도 '축하한다', '좋은 기회'라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첫 트레이드 때는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라 충격이 컸는데 두 번째 경험이라 그런지 트레이드가 기회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며 "코치님들이 '한화에서 올 때는 울더니 KT로 갈 때는 왜 안우냐. 섭섭하다'고 농을 치시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2011년 한화 8라운드 64순위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오준혁은 2015년 KIA로 트레이드 됐다. 올 시즌까지 KIA에서 간간이 1군 무대에 서기도 했으나 주로 2군에서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다. 외야가 주포지션이지만 최형우, 이명기 등 뛰어난 외야수들이 즐비한 KIA에서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오준혁은 "KIA 외야 뎁스가 좋다보니 내가 기회를 잡기 쉽지 않았다"며 "해가 지날 때마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김기태) 감독님이 꾸준히 기회를 주셨는데 내가 제대로 못 잡은 것도 있지만, 1~2군을 오가면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변화도 많이 주다보니 혼란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KIA에서 최형우, 이명기 선배를 보면서 느낀게 많다. 이번 트레이드를 발판 삼아 KT에서 내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KT의 안방인 수원, 오준혁과의 궁합이 나쁘지 않아 보인다. "고교(북일고) 2학년 때 수원서 열린 봉황대기에 출전해 우승한 적이 있다"고 밝힌 오준혁은 "감독님은 '마음껏 해보라'고 말하시더라. 그래서 마음껏 해보려 한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트레이드 뒤 오버하면 다친다고 하더라. 나도 기존의 루틴을 지키면서 실력 발휘에 집중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