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야수 이천웅이 경기중 기록실을 찾아 기록에 대해 항의를 해 KBO로 부터 엄중 경고를 받았다.
이천웅은 안타로 줘야될 기록을 실책으로 줘 타율을 손해봤다고 판단, 기록실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기를 현장에서 취재할 때도 그랬고, KBO의 제재 이후 다시보기로 아무리 화면을 분석해봐도 안타로 줘야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온라인 팬들의 의견도 안타가 아닌 실책이 힘을 얻고 있다.
이천웅은 지난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 7회말에 자신의 타구가 실책으로 기록된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당시 이천웅은 한화 선발 키버스 샘슨의 2구째에 번트를 감행했다. 강하게 기습번트를 1루쪽으로 댔다. 샘슨은 재빨리 타구를 잡아 1루수 이성열에게 전달했다.
이성열은 원래 1루가 제 포지션이 아니다. 좌익수나 지명타자로 주로 나서다 올해부터 1루를 겸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태균의 부상으로 1루 선발출장이 잦다. 하지만 이날은 당황했다. 번트 타구가 자신쪽으로 오자 대시를 했다가 샘슨이 타구를 캐치하자 다시 1루로 귀루했다. 샘슨이 토스를 했고, 이성열이 송구를 잡았지만 급한 나머지 왼발로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왼발을 베이스 위쪽에 대고 있었다.
이성열이 왼발을 대고 토스를 받았다면 무조건 아웃이다. 이천웅은 볼이 이성열의 글러브에 들어갈 때 한발짝 이상 1루에 못 미친 상태였다. 일반적인 1루수의 플레이를 감안할 때 1루수 실책이 맞다. 명백한 실책이라고 인식한 공식기록원의 판단은 옳았다. 다소 이견이 있는 플레이였다고 해도 기록원의 판단은 이같은 애매모호한 상황을 정리하는 최종 판단이 된다. 규칙이나 마찬가지다. 공식기록원이 경기후에 간혹 종합적인 판단으로 공식 기록을 수정하는 일도 있다. 이 역시 프로야구의 근간을 이루는 기록관리차원이다.
만약 처리하기 손쉬운 타구였음에도 실책이 아닌 안타를 줬다면 샘슨의 자책점(이후 실점할 경우)과 피안타율이 올라가게 된다. 실책 판정이 이천웅에게는 억울했겠지만 반대의 경우였다면 샘슨은 더 억울할 뻔 했다. 기록은 상호보완적이다.
KBO는 이날 리그규정 벌칙내규 기타 2항에 따라 이천웅에게 엄중 경고 조치했다. KBO 벌칙내규는 관계자, 감독, 코치 또는 선수가 경기 종료 후나 경기 중 기록실과 심판실을 찾아가 판정에 항의하거나 경기장 기물을 손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KBO는 추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할 경우 강력하게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