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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고비 넘긴 최 정, 50홈런 가능성 다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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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50홈런 기록 세우게 될까.

SK 와이번스 최 정이 6월이 되자 거짓말처럼 부활했다. 최 정은 1, 2일 양일간 KT 위즈를 상대로 연속 대포를 쏘아올리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최 정은 지난달 15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홈런을 친 뒤, 5월 마지막까지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12경기 무홈런이었다. 4월4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4월13일 NC 다이노스전까지 6경기 연속 무홈런이 최장 기록이었는데, 12경기는 최 정의 이름값을 봤을 때 너무 길었다. 홈런이 나오지 않자 선수 입장에서는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고, 타격 밸런스 전체가 흐트러지며 전혀 생산적인 타격을 하지 못했다. 최 정이 부진하자, 팀 전체 전력 하락이 눈에 띄게 보였다.

다행히 트레이 힐만 감독의 '최 정 살리기'프로젝트가 빠르게 성공을 거뒀다. 힐만 감독은 6월을 앞둔 마지막 경기, 5월3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최 정의 타순을 6번으로 내려줬다. 3번을 치는 가장 강력한 타자를 뒤로 빼는 게 감독으로서는 쉬운 결정이 아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시즌을 길게 보고, 최 정이 하루라도 빨리 감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두산전 안타를 친 최 정은 KT 2연전까지 연속 6번타자로 출전해 연속 홈런을 때려냈다. 2일 경기에서는 홈런 포함, 3안타를 몰아쳤다.

그렇게 20홈런 고지를 정복했다. 5월 절반의 부진이 아쉬울 수 있겠지만 이미 지나간 일. 그리고 아직 자신의 홈런 기록을 새롭게 경신할 수 있는 페이스다. 팀이 54경기를 하는 동안 20개의 홈런을 쳤다. 144경기까지 남은 경기 부상 없이 뛴다고 하면, 산술상 53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 최 정은 지난해 46홈런을 치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는데, 50홈런을 돌파한다면 새로운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앞두고 호재가 될 수 있다. 홈런왕 3연패 도전에도 힘을 받는다.

올해 최 정의 홈런 생산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건 팀 동료 제이미 로맥 때문이다. 최 정이 홈런을 치지 못하는 사이, 로맥이 홈런수를 19개까지 늘렸다. 같은 팀이지만, 홈런왕 레이스에서는 선의의 경쟁자다. 이렇게 경쟁을 해주는 선수가 있어야, 선수는 더욱 집중을 하고 기록 경신에 힘쓰게 된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홈런을 치면, 다른 한 선수가 조금 힘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들이 내는 시너지 효과는 상당하다. 그리고 앞 타순에 있는 최 정이 조금 더 유리할 수 있다. 로맥이 무서워 최 정을 쉽게 거르지 못하고 상대할 경우, 최 정의 장타 생산 확률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선수가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오르락내리락하기 마련이다. 일단 최 정이 첫 번째로 맞이한 큰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이렇게 마음의 짐을 덜면, 한동안 또 무섭게 몰아치는 게 실력자들이 보여주는 패턴이다. 과연 최 정이 50홈런을 돌파하며 영광의 시즌을 만들 수 있을까. SK 야구를 지켜보는 재미를 더할 핵심 요소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