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타자는 언제쯤 보게 될까?
두산은 지난 1일 지미 파레디스를 웨이버 공시했다. 계약 당시 스위치 히터에 내외야가 모두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로 주목 받았던 파레디스는 결국 21경기 타율 1할3푼8리(65타수 9안타) 1홈런 4타점이라는 초라한 타격 성적을 남기고 두산을 떠나게 됐다.
냉정히 말해 실패작이라는 판단은 지울 수 없다. 파레디스는 다양한 활용도를 감안해 영입한 선수다.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화려하지는 않아도, 지난해 일본프로야구(NPB)를 경험했기 때문에 아시아야구에 대한 적응이 빠를 것으로 예상됐다. 계약금과 연봉을 포함해 80만달러(약 8억6000만원)를 투자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부터 약점으로 지적됐던 변화구 대처 능력이 끝내 나아지지 않았고, 타격에 대한 스트레스가 지속되자 수비에서도 틈을 드러냈다. 팀 적응도나 동료들과의 관계는 좋았지만, 두산도 더이상 미룰 수 없었기에 결단을 내렸다.
두산 구단은 "대체 외국인 타자를 확정하고 퇴출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외국인 타자가 없이 남은 시즌을 치를 수도 없다. 아무리 야수층이 두터운 팀이라고 해도, 외국인 선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난다.
두산이 필요로하는 선수는 '한 방'이 있는 외야수. 외야 수비와 지명타자 역할을 기존 선수들과 번갈아 맡으면서, 장타를 쳐줄 수 있는 타자가 적합하다. 올 시즌 두산은 팀 홈런 중하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장타가 조금 더 늘어난다면, 더 높은 득점 생산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두산 외국인 스카우트팀이 지난달부터 꾸준히 후보군을 추리고 있지만, 아직 최종 확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것이 구단의 설명이다. 눈에 띄는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묶여있거나 조건이 맞지 않고, 마음에 드는 선수들 자체가 많지 않다.
현지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당장 한국으로 건너올 수 있는 선수 중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타자는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특히 최근들어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외국 리그를 상대로 '선수 장사'에 나서면서, 영입이 만만치가 않다. 시즌 중에 고르기는 더더욱 어렵다.
일단 두산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40인 로스터가 정리되는 것을 지켜보고, 좋은 선수가 나오기를 기다리겠다는 생각이다.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