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스탯에 관해서는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 외국인 타자와 전무후무한 2년 연속 50홈런을 친 토종 타자. 두 명이 나란히 나오는 타선은 상대에게 공포 그 자체다. 하지만 막상 이 조합이 나란히 붙으면 이상하게 잠잠하다. 넥센 히어로즈 마이클 초이스와 박병호, 이들이 함께 살아날 수 있는 해법은 어디에 있을까.
냉정히 말해 이런 문제는 현재 박병호와 초이스의 활약이 기대에 비해 저조하기 때문이다. 완전히 부진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대를 압도할 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진 못하다. 2일까지 박병호는 타율 3할1푼5리에 10홈런 24타점이고, 초이스는 2할7푼5리에 역시 10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두 명의 합작 홈런이 20개인데, 이는 SK 와이번스 최 정의 개인 홈런수와 같다. 두 명에게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이 제대로 충족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몇 경기에서 나타난 결과가 새로운 해법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붙어 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못내는 두 선수를 아예 떨어트려 놓는 것이다. '거포=중심타선'이라는 생각의 틀을 살짝 벗어나야 한다. 슬러거 두 명을 상하위 타선으로 분리해 파괴력의 가동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지난 1일 잠실 LG전부터 두 명을 떨어트려 놨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타격부진이 더 심한 초이스를 7번으로 내렸다. 장 감독은 "초이스가 다소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아 편하게 하라는 의미로 7번에 내렸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변함없이 4번이었다. 초이스는 2일에도 7번으로 나왔다.
그런데 7번으로 가면서 초이스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에 이어 2일에도 멀티히트를 생산해 냈다. 아직 홈런은 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어쨌든 타격이 풀려간다는 징조가 나타난 셈이다. 홈런도 일단 안타가 많이 나와야 터진다. 초이스가 살아나고 있다는 징조만으로도 '7번 배치'는 어느 정도 먹혀 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이제는 홈런 등 장타를 앞세워 타점 생산력이 극대화 될 필요가 있다. 최근 3연패 동안 넥센은 겨우 7득점에 그쳤다. 그나마 2일 경기에서 6점을 뽑아내며 회복의 기미가 나타났는데, 그 이전 2경기에서는 달랑 1점만 뽑았을 뿐이다. 때문에 박병호와 초이스가 4-7번 타선에서 클러치 능력까지 되살릴 수 있을 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