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도 정수기나 공기청정기처럼 빌려 쓸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6월 1일부터 글로벌 투자업체 맥쿼리그룹과 손잡고 스마트폰 렌털 서비스 'T렌탈'을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T렌탈은 매월 일정액을 내고 스마트폰을 빌려 쓰다가 24개월 뒤 대여 기간이 만료하면 반납하는 방식이다. 약정기간을 채운다면 스마트폰 교체에 따른 기기 처리 문제 등에서 자유로운 게 특징이다. 대여 중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싶다면 24개월 이전에 스마트폰의 잔존가치를 지불하고 소유도 가능하다. 다만 24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반납하게 되면 렌털 계약 해지에 따른 부담금이 발생한다.
스마트폰 렌털은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미국(2015년), 호주(2016년) 등을 시작으로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기기 교체와 중고폰 교체 등의 편리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가 스마트폰 고객이 중저가폰 고객보다 더 자주 제품을 교체하고, 중고폰 처분 경험이 없는 자사 고객이 약 70%인 점을 감안하면 렌털 잠재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자체 고객 조사 결과 고가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24∼25개월이었고, 중저가폰은 이보다 긴 27∼28개월이었다.
SK텔레콤은 일단 T렌털 대상으로 갤럭시S9, 아이폰X, 아이폰8을 선보인다. 향후 신제품을 추가할 것이란 게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월 렌털료는 64GB 모델을 기준으로 갤럭시S9 3만4872원, 아이폰8 3만1885원, 아이폰X 4만7746원이다. 구매 시 월 할부금보다 7500∼1만2500이 저렴하다.
렌털료와 스마트폰의 잔존가치는 맥쿼리가 산정한다. 렌털 기간에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파손하면 일반 할부 구매처럼 본인 부담금을 내야 한다. SK텔레콤은 이런 고객을 겨냥해 스마트폰 관리 서비스 'T올케어'를 함께 선보인다.
T올케어는 크게 분실·파손 보험과 24시간 상담 애플리케이션(폰기능상담24)으로 이뤄졌다. 서비스는 분실 신고 시 보상폰의 배송 기간을 5일에서 1일로 줄인 점이 특징이다. T올케어 이용료는 스마트폰 종류와 보상 한도에 따라 달라진다. T렌탈 고객은 월 5400∼8200원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같은 제조사가 만든 스마트폰이라도 SK텔레콤 고객만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스마트폰 렌탈·케어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며 "고객 신뢰 회복을 목표로 연중 진정성 있는 고객가치혁신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