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칸(프랑스)= 이승미 기자]"놀랍고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는 극찬을 받고 있는 한국 배우 유태오. 그가 러시아 영화 '레토'로 칸 트로피를 손에 쥐게 될지 영화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90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뜬 구소련의 전설적인 록 가수이자 저항의 상징이자 아직까지도 러시아의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는 한국계 가수 빅토르 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레토'(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 이창동 감독의 '버닝'과 함게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레토'가 지난 9일(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공식 상영회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됐다. 메가폰을 잡은 키릴 감독의 가택구금으로 인한 영화제 불참에도 전 세계 언론과 영화인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황금종려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석방을 위한 퍼포먼스
'레토'를 처음 소개하는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연출자인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불참했다. 그가 러시아에 9개월 동안 가택구금 중이기 때문. 그가 이 같은 처분을 받은 '표면적인' 이유는 운영 중인 고골극장의 공금 횡령이지만 러시아 대중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 관계자들은 그가 전적 '스튜던트'(2016)을 통해 러시아 정교를 향한 맹신을 비판하는 등 반정부적 성향을 보인 그가 푸틴 정부에 밉보였으며 그로 인해 불합리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에 유태오를 비롯한 '레토'의 주역들은 9일 레드카펫 행사에서 키릴 감독의 얼굴을 그려진 뱃지를 달고 그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어 그의 석방을 위한 퍼포먼스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칸 영화제 측도 공식 상영회에 그의 자리를 비워두며 키릴 감독의 귀환을 바랐다. 이번 키릴 감독의 사태로 계기로 칸 영화제를 비롯한 모든 영화인들은 정치적 성향으로 인해 영화의 자유가 박탈되어서 안될 것임을 강조하며 더욱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빅토르 최가 된 한국 배우 유태오
키릴 감독이 참석하지 못한 자리에서 단연 눈길을 끈건 러시아의 국민 영웅 빅토르 최 역을 맡은 유태오였다. 독일 교포 출신인 그는 2000:1의 경쟁률을 뚫고 빅토르 최 역을 맡아 러시아 언론과 대중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생애 첫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된 그는 현지에서 한국 매체들과 함께 진행한 인터뷰에서 "15년 동안 무명의 배우의 길을 밟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주목을 받고 있다. 너무너무 행복하고 기쁘다. '레토'는 제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다"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의 연기에 대한 외신의 극찬도 쏟아지고 있다. 유력 해외 매체 버라이어티는 유태오에 대해 "'레토'에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 추진력 있게 빅토르 최를 구현해 나가며 어떻게 그가 수많은 추종자를 이끄는 러시아 음악의 상징이 되었는지, 초기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고 평했고 칸 영화제 관계자 조엘 차프론 역시 "유태오는 낯선 환경 속에서도 빅토르 최를 완벽하게 표현했다"고 극찬했다.
한편, 지난 8일 화려한 막을 올린 제71회 칸영화제는 12일 간의 진행되고 오는 19일 폐막한다. 올해 칸 영화제에 초청된 한국 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경쟁부문)과 윤종빈 감독의 '공작'(비경쟁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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