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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행복한 장애인체육,첫단추는 소통' 2시간 청책포럼 열기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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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수요자로 참가하신 여러분 모두가 갖고 계신 생각을 자유로이 말씀해주시면 된다. 의견을 수렴해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

10일 오후 2시 대전광역시 장애인국민체육센터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주최한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청책 포럼'이 열렸다.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의 핵심 레거시, 장애인생활체육 활성화를 실현하기 위한 '청책 포럼'은 수도권, 호남권, 중부권, 영남권 등 4개권역에서 장애인체육시설 관계자, 생활체육지도자 등 장애인체육 현장 전문가, 정책 입안자가 함께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소통하는 공유 포럼 형식으로 기획됐다.

수도권(25일 인천광역시장애인국민체육센터) 호남권(27일 광주광역시장애인국민체육센터)에 이어 이날 세번째로 열린 '중부권' 청책포럼의 열기는 뜨거웠다.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체육협력관(국장)을 좌장으로 전혜자 대한장애인체육회 사무총장, 용필성 문체부 장애인체육과장, 전병용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이종승 세종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박노철 충남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이중근 충북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등 장애인 체육 전문가 및 선수, 동호인, 지도자 등 150여 명이 참여해 2시간 가까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포럼 초반, 지도자 처우 개선과 신분보장, 장애인체육지도사 자격시험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월급이 채 200만원이 되지 않는 장애인체육 지도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요구했다. 전 협력관은 "현장 지도자의 애로 사항 문제는 매번 청책포럼에서 잘 듣고 있다. 귀담아 듣고 이부분에 대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함께 장애인체육지도사 자격 제도 개선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중인 김권일 한국스포츠정책 과학원 박사가 직접 토론에 나섰다. "기존 생활체육지도사 제도에 장애인체육지도사가 들어가면서 안맞는 부분이 생겼고, 그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연구중"이라고 답했다. "새로 개편된 안에서는 기존 유예되거나 면제 요건을 없애는 방향으로 정리해가고 있다. 처우개선은 장애인체육지도사만의 문제가 아닌 전반적인 문제다. 자격증 수당을 신설하거나, 지방공무원 별정직처럼 직군을 신설하는 방안 등 개선책을 다각도로 고민중"이라고 했다.



스포츠를 즐기는 장애인 동호인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중부권 농아인들의 열정적인 참여는 인상적이었다. 격정적인 수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농아인의 운동할 권리를 주장했다. 노윤철 한국농아인협회 충남도협회장은 "농아인들의 경우 체육지도사 종목이 너무 제한적이다. 수영, 탁구 등 각종목별로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 더 다양한 종목에서 더 많은 농아인들이 전문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대전농아인당구협회의 한 회원은 "대전은 올해 2월 농아인당구협회를 설립했고 26명의 회원이 가입했다. 매주 토요일마다 당구대회를 여는데 기본 6개 이상의 당구대가 필요하고 돈도 많이 든다. 장애인스포츠클럽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시 장애인체육회 관계자가 손을 들었다. "아산시는 전국 생활체육대축전을 앞두고 체육시설이 확충됐다. 컬링, 아이스하키가 가능한 시설도 보유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선 장애인의 이용은 대단히 제한적"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아산에는 스포츠과학센터도 있다. 국가대표들이 이용하는 스포츠과학센터를 지역선수들에게 확대한 프로그램이다. 이 센터도 장애인선수들에게 개방됐으면 한다. 비장애인 체육시설에 장애인 프로그램이 개설되지 않아 이용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크다.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신의현은 아산에서 휠체어농구를 시작했다. 제2의 신의현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충북 청주 휠체어사이클 클럽 동호인 역시 열악한 장애인 체육시설의 현실을 지적했다. "휠체어사이클을 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마음놓고 운동할 공간도, 장비를 보관할 장소도 없다. 청주종합운동장 트랙을 돌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이용 안하는 저녁에 사전에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박노철 충남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은 "선진국처럼 체육시설 사용에 있어 장애인이 우선 배려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거점 체육시설, '장애인 프리존'을 지정해 달라. 장애인이 사용 안할 때는 비장애인이 사용하면 된다. 법적 토대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전병극 체육협력관은 "아주 좋은 제안"이라며 반색했다. "장애인거점체육시설, 이 부분은 아이디어 정리해서 전해달라. 꼼꼼히 이부분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종승 세종시 사무처장은 "장애인 스포츠 용구가 엄청 비싸다. 경기용 휠체어 한대에 700만원이다. 핸드사이클 구입비만 2000만원에 달한다. 출전비도 없는데 용구값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국산화에 대한 고민도 있다. 장애인 체육을 위한 용기구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애인체육 중앙경기가맹단체의 선진화 필요성도 역설했다. "중앙가맹단체 행정이 선진화돼야한다. 오늘 통화한 사람이 다음날 전화해보면 그만두고 없다. 인건비와 처우 개선, 시스템이 필요하다. 중앙경기가맹단체가 안정돼야 17개 시도 행정도 안정되고 활성화된다."

2시간의 포럼은 지도자, 체육시설, 제도 등 장애인체육 전반의 다양한 이슈를 장벽없이 넘나들었고, 쉴새없는 대화와 토론이 자유롭게 이어졌다. 시원하게 할 말을 쏟아낸 후 일터로 돌아가는 참가자들의 표정은 밝았다. "이것이 소통이다. 장애인체육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이런 포럼이 앞으로도 정례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전=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