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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빠진 S존 크기...키워도 문제, 놔둬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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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스트라이크존이 말썽이다. 커지면 커졌다고 문제, 작으면 작다고 문제인 것이 스트라이크존이다.

심판들이 올해도 스트라이크존을 조금 넓혔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전에 타자들의 스트라이크 판정시비가 쏟아졌다. 그렇다고 극심한 '타고투저'를 겪고 있는 리그에서 스트라이크존을 그대로 놔두는 것은 투수들을 힘들게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역시 어떤 쪽으로 결정을 해도 불만은 나올 수밖에 없다.

스트라이크존을 조금 넓힌다면 어떨까.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의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김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이 조금 넓어진다고 그 것을 활용해 제구를 할 수 있는 투수가 리그에 몇명이나 되겠나. 지금 같은 '타고투저'에는 크게 효과가 없다"고 했다.

게다가 부작용도 있다. 당분간은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가지는 타자들이 속출할 것을 감안해야한다. 지난 시즌까지 시즌 초반에는 늘 스트라이크존을 넓히려고 노력했지만 시즌이 진행되면서 제 자리를 찾았던 것에는 이같은 이유도 있다.

하지만 그대로 놔두기에도 문제가 있다. 지난 15일까지 리그의 평균자책점은 4.97이다. 선발 투수로 국한해서 봐도 4.89나 된다. 반면 평균 타율은 2할7푼4리나 된다. 144경기나 치러야되는 리그에서 한정된 투수자원으로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꾸리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스트라이크존을 넓히는 것은 국제 경쟁력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도 국제 무대에서 투수들의 실력 차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스트라이크존을 더 넓히게 되면 투수들의 경쟁력은 더 떨어지게 될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역시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하는 것은 일관된 스트라이크존의 적용이다.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은 별모양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야구팬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돌고 있을 만큼 리그의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 상황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최대한 그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트라이크존을 키우던 놔두던,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일관되게 룰과 존을 끌고 나갈 수 있느냐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