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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선발승 지킨 롯데 불펜, 기대감 '모락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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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후 12경기, 천신만고 끝에 얻은 결과물이다.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첫 선발승을 거뒀다. 7일 사직구장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등판한 윤성빈은 5이닝 동안 6안타(1홈런) 4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7-2로 앞선 6회초 오현택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오현택을 시작으로 이명우 박진형 손승락이 4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면서 윤성빈의 선발승을 지켰다. 19세 고졸 신인 윤성빈이 프로 3경기 만에 얻은 데뷔승이다.

단 2승(10패)에 그친 롯데의 결과물을 보면 선발승이 늦어진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침체된 타선이 책임을 면기 어렵지만 불펜이 쉽게 무너진게 더 큰 원인이었다. 6일 LG전까지 경기당 평균 4.91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며 NC 다이노스와 함께 공동 2위(1위 한화 이글스·5.6명)를 달렸다. 헛심만 썼다. 구원 투수 평균자책점은 선발(7.32)보다 높은 7.59, 피장타율은 5할5푼8리에 달했다. 불을 끈게 아니라 더 지른 셈이다. 6일 LG전에서도 선발 듀브론트가 불과 3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4안타(1홈런) 7실점(7자책)을 하자 조원우 롯데 감독은 박시영 진명호 배장호 구승민을 차례로 올렸다. 하지만 이들은 10안타(4홈런) 7실점을 얻어맞으며 고개를 떨궜다.

7일 LG전에서도 롯데 불펜진은 활발하게 움직였다. 전날과는 딴판이었다. 6회초 윤성빈에게 바통을 이어 받은 오현택이 1안타를 내줬으나 삼진 3개로 이닝을 마무리 했고, 8회초 1안타를 허용한 박진형도 무사 1루에서 LG 채은성의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를 잘 넘겼다. 이명우(7회초) 손승락(9회초)은 타자 3명만 상대하며 깔끔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일찌감치 벌어진 점수차로 부담감이 줄어든 덕을 봤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의 롯데 불펜진에겐 리드의 의미가 없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4점으로 10팀 중 구원 투수 최다 자책점을 내주고 있었다. 때문에 7일 LG전에서 윤성빈의 선발승을 지켜준 4인의 역투는 주목할 만했다.

롯데 불펜이 올 시즌 무실점을 기록한 것은 지난달 2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과 1일 사직 NC 다이노스전 두 차례다. 두산전에선 구승민 진명호가 3이닝 2안타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구위가 썩 좋지 못했다. 1일 NC전은 선발 레일리가 7이닝(2실점)을 책임져준 덕에 계투조의 부담감이 훨씬 덜했다. 진명호 이명우 배장호가 각각 한 타자씩만 상대했고 마무리 손승락만 1이닝을 지켰다.

롯데는 1일 NC전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며 7연패 사슬을 끊었다. 하지만 내리 3연패를 당하며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오랜만에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준 계투조가 다시 힘을 보여준다면 1주일 전과는 다른 흐름이 될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