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규제로 부동산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지난달 전국의 경매 낙찰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법원경매 낙찰 건수는 3067건으로 통계가 작성된 2001년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 이전 최저치는 작년 12월의 3108건이었다.
지난달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8566건으로 낙찰률(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은 35.8%에 그쳤다.
낙찰 건수도 적었지만 경매 물건 자체도 눈에 띄게 줄었다.
3월 전국의 경매 진행 건수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던 지난 2월(8104건)에 이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전국의 경매 낙찰률은 작년 9월 40%대가 무너진 이후 30%대에서 정체돼 있다.
경쟁률을 뜻하는 평균 응찰자 수도 작년 8월 4명 아래로 떨어졌으며, 지난달에도 3.7명으로 낮은 편이었다.
지지옥션측은 "경매진행 건수와 낙찰 건수, 낙찰률과 평균 응찰자 수가 모두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은 지방의 경매시장 하락세가 뚜렷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방 경매시장 시장의 위축은 지방 부동산 경기의 지속적 침체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경매시장에서도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은 뚜렷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총 104건이었고 이 중 62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59.6%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01.6%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작년 11월, 102.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6.6명이었다.
이는 경매시장에 나온 서울 아파트 10채 가운데 6채가 주인을 찾고 있고, 대체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지옥션측은 "서울 지역의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주거시설의 가격이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지만, 다른 용도는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저금리 여파로 당분간 경매 물건이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상반기 내내 물건 부족과 투자 수요 감소가 동시에 발생하는 혼란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