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5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퍼시픽 림'.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악몽을 답습하지 않기를 바랐던 우려가 현실이 됐다.
더 강력하게 진화한 사상 최강의 적에 맞선 거대 로봇 군단의 메가톤급 전투를 그린 초대형 SF 액션 블록버스터 '퍼시픽 림: 업라이징'(스티븐 S 드나이트 감독, 이하 '퍼시픽 림2'). 2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번 영화는 지난 2013년 개봉해 화제를 모았던 '퍼시픽 림'(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속편. 괴수 카이주와 이를 맞서기 위해 인류가 만든 거대로봇 예거의 대결을 그린 1편은 오락용 블록버스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으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휩쓴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 특유의 어둡고 묵직한 감성이 깔려 있는 독특한 작품이었다. 또한 점점 화려해지는 기술과 스피드에만 집착하며 팬들을 실망시켜온 또 다른 인기 로봇 영화 시리즈인 '트랜스포머'가 주지 못하는 거대한 괴수와 로봇이 주는 장중하고 육중한 무게감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이에 속편 제작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항간에서는 1편으로 신선한 충격을 전해주며 영화 팬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았지만 속편이 나올 때마다 스케일에만 집착하며 최악의 시리즈를 계속 선보이고 있는 '트랜스포머'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기도 했다.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 드디어 공개된 '퍼시픽 림2'는 안타깝게 팬들의 우려를 빗겨가지 못했다.
미국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 '스파르타쿠스'를 연출했던 스티븐 S 드나이트 감독이 메가폰을 이어 받아 5년만에 다시 관객을 찾아온 이번 영화는 1편의 장점을 모두 잃은 평범한 블록버스터 영화에 그쳤다. 영화 시작부터 활약을 보여주는 훨씬 작아진 예거는 1편에 보여주지 못했던 스피드가 주는 쾌감은 전해줬지만, '퍼시픽 림'만의 색깔을 기대했던 팬들이라면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퍼시픽 림2'에서는 1편 보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긴 한다. 칼과 채찍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는 예거들의 다양한 활약 원격으로 조종되는 드론 예거들의 등장등 더욱 커지고 화려해진 스케일을 고스란히 보여주기 때문. 하지만 문제는 이런 다양한 예거들이 등장과 액션은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할 만큼 기시감이 강하기 때문. 1편이 가지고 있는 육중한 무게감을 포기하면서까지 택한 화려한 액션이 오히려 독이된 셈이다.하지만 '퍼시픽 림' 1편의 향수를 기대하지 않고 단순히 1회성으로 즐기고 그칠 수 있는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를 찾는 관객들에게는 만족스러운 작품이 될 수도 있다. SF 사싱 최대 크기를 자랑했던 79m의 예거 '집시 데인저'보다 더욱 거대해진 82m의 '집시 어벤져'는 초거대 로봇만이 보여줄 수 있는 스펙터클한 비주얼을 보여준다. 또한, 합체 로봇처럼 진화하는 초대형 괴수 카이주의 위협도 눈길을 끌만 하다.
한편, '퍼시픽 림: 업라이징'에는 존 보예가, 스콧 이스트우드, 케일리 스패니, 아드리아 아르조나, 번 고먼, 찰리 데이, 경첨, 키쿠치 린코 등이 출연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퍼시픽 림: 업라이징'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