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둘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감. 양현석이 말한 '상생'의 사전적 의미다. '믹스나인'의 데뷔팀과 양현석, 그리고 YG는 상생할 수 있을까. 아직은 지켜볼 일이지만, 양현석 대표가 본질을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다.
애초에 '믹스나인'이 기획된 원리는 간단하다. '맛집 골목'이 형성되는 이치와도 같다. 대표되는 한 메뉴로 상권이 형성되면 찾는 손님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그러면서 골목내의 경쟁은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해지는데, 살아남기 어려운 격전지라는 것을 차치하고 상인들은 이곳에 터를 잡는다. 사람들이 몰리고, 그만큼 입소문을 타기 좋은 조건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아이돌 서바이벌'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돌을 데뷔시키려는 기획사들이 모여 연습생들을 선보이고, 이에 아이돌 문화를 소비하는 많은 이들이 몰려든다. '상인'인 기획사가 연습생들을 이 치열한 '골목'에 몰아 넣는 이유다. 소비자인 팬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시장인 만큼 주목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관통하는 포인트는 '관심'이고 이는 '상생'을 통해 극대화 된다. 프로그램도, 출연하는 연습생들도 '대중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 공통적인 목표가 있기에, 두 톱니바퀴는 유기적으로 맞아 돌아간다. 연출자는 프로그램 전체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사용하고, 연습생들은 그 안에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관심도를 높여가는 식이다.
특히나 팬덤을 모아야 하는 아이돌의 경우, 이 포맷과 강력한 시너지를 내며 상생한다. 서바이벌은 누군가를 응원하면서 보게 되기 마련인데, 이 것이 팬심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지지와 응원=팬심'이라는 이야기인데,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응원하는 이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애정을 키우고 방송이 끝난 이후에도 이 끈끈한 관계를 유지한다. 연습생들을 서바이벌에 내보내면서 충성도가 높은 팬덤을 확보하기가 수월하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기획사들과 프로그램 제작사의 '윈윈'을 위한 기획, 고상하게 말해 '상생'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라는 이야기다.
JTBC '믹스나인'을 통해 정해진 데뷔 멤버들의 데뷔가 무산됐다는 보도가 최근 줄을 이었다. 그러자 이 프로그램의 기획을 맡은 YG의 양현석 대표는 직접 이를 언급했다. 그는 16일 직접 자신의 SNS에 "상생. 꼭 이뤄내야죠. 노력하겠습니다. 기다려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믹스나인' 포스터를 게재한 것.
'상생'이라는 언급은 그 자체로 의미 있었다. '믹스나인'의 데뷔팀이 잘 돼야 자신과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YG 역시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 연습생들의 데뷔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음을 짧지만 명확하게 표현한 것일 테다.
본격적인 데뷔를 통해 또 다른 '상생'을 준비하고 있는 YG. 일단은 기다려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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