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가리지 않고 스포츠 인구가 늘면서 관절·척추 부상을 당하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스포츠 손상 중 하나가 '반월상연골판파열'이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관절에서 종아리뼈(대퇴골)와 허벅지뼈(경골) 사이에 있는 물렁뼈로 모양이 반달 또는 초생달처럼 생겨 '반월상'으로 불린다. 무릎관절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한 개씩 위치해 위·아래 연골이 서로 부딪히는 것을 막고 관절 운동을 유연하게 만들어 준다.
청년층은 주로 무릎관절을 많이 사용하는 농구나 축구 등 과격한 운동을 즐기다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외측 반월상연골판이 찢어지면서 통증이 생시고 무릎이 빠지는 듯 한 느낌이 든다. 무릎관절에 무엇인가 끼어있는 듯 한 이물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40대 중반 이후 중장년층은 신체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반월상연골판이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청년층과 달리 내측 반월상연골판 파열의 발생률이 높다. 양반다리를 하면 통증이 심해지고 퇴행성 연골판 파열로 1년 이상 무릎통증이 지속된 환자는 연골까지 손상돼 보행이 어려워지는 등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탁대현 강남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진료소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연골판이 파열되면 무릎에 하중이 가중되면서 관절과 연골이 압박을 받는다"며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연골까지 손상돼 퇴행성관절염 발병이 앞당겨져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열 정도가 경미하면 1~2주간 압박붕대·부목·석고 등으로 무릎을 고정시킨 뒤 소염제 등을 처방한다. 파열 정도가 심하면 관절내시경으로 손상된 연골판 부분을 제거하는 반월상연골판절제술이 필요하다. 이 치료법은 무릎관절에 약 3㎜의 최소 절개창을 두 곳 낸 뒤 초소형카메라가 달린 관절내시경을 삽입한다. 8배 확대 가능한 고해상도 모니터로 미세한 연골 및 연골판 손상 여부를 확인하면서 동시에 파열 부위를 절제한다. 최소절개로 이뤄져 입원 기간이 약 1~2일로 짧고 회복이 빠르다. 합병증도 거의 없어 고령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
단, 이 치료법은 수술 이후 무릎 위·아래 뼈가 서로 부딪히면서 퇴행성관절염 발병이 앞당겨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엔 특수처리된 생체 반월상연골판을 관절내시경으로 파열 부위에 이식해 뼈의 마찰을 줄이는 반월상연골판이식술이 도입됐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반월상연골판절제술 후 6개월 간격으로 정기검진을 실시해 무릎통증이 지속되거나 X-레이상 퇴행성관절염이 의심되면 반월상연골판이식술을 시도한다.
이 치료법은 먼저 이식받을 환자의 반월상연골판 크기를 X-레이로 정확히 측정한다. 이어 환자와 맞는 반월상연골을 해외에서 수입해 관절내시경으로 이식한다. 수술엔 1시간30분가량이 소요되며 약 4주간의 고정 기간이 필요하다.
최근 강남 연세사랑병원은 이식수술 과정에서 피부절개를 최소화하고 뼈 손실 없이 원래 위치에 연골판을 이식하는 연부조직 고정법을 연구했다. 이 연구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국제관절경수술학회지(The Journal of Arthroscopic and Related Surgery)' 2018년 6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고용곤 강남 연세사랑병원장은 "새 치료법은 기존 반월상연골판이식술보다 피부절개가 적고 무릎뼈 손실이 적어 환자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