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수목극 '마더'를 마친 배우 이보영을 만났다.
'마더'는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상처받은 소녀를 구해내기 위해 그 소녀의 엄마가 되기로 한 엄마의 이야기를 담았다. 원작 자체가 도쿄 드라마 어워즈 4관왕을 수상했을 정도로 작품성과 화제성을 고루 갖춘 작품인데다 아역을 맡은 아사다 마나의 열연으로 방영 시작 전 원작 팬들의 우려가 상당했었다. 그러나 강수진 역을 맡은 이보영은 김혜나(허율)를 구하기 위해 그를 유괴한 죄로 실형을 선고받는 이 기구한 캐릭터를 절절한 모성애로 풀어내며 몰입을 높였다. 자신 또한 입양아였다는 것을 털어놓으며 생모보다 더 크고 따뜻한 모성으로 김혜나를 끌어안는 그의 모습에 수많은 시청자가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마더'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인정받으며 원작 팬들까지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보영은 모든 공을 제작진과 선후배 배우들에게 돌렸다.
"감독님은 전혜진 씨가 놀랄 만큼 배우들을 전적으로 믿어주셨다. 작가님은 영화를 많이 하셔서 그런지 대본도 빨리 나왔고 대본이 품위있었다. 이혜영 선배님은 뼛속까지 배우다. 그런 분은 처음본 것 같다. 그렇게 되고 싶은데 그러기엔 나는 이성이 너무 많이 지배하는 것 같다. 내가 계산했던 것과는 다르게 자연스럽게 감정이 따라갔다. 내 생각의 범위를 벗어나서 연기하시더라. 같이 연기하며 많이 배웠고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현장에 가면 시간이 순식간에 가 있더라. 그런 시간이 좋았다."
무엇보다 이보영은 모녀 호흡을 맞췄던 허율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허율이 너무 잘해줘서 너무 고맙고 대견하다. 초반에 원작 아역과 비교하는 말이 나와서 포인트가 엇나가는 것 같아 속상했다. 아이인데 너무 잔인하지 않나. 다들 걱정하신 게 아이가 학대받는 신을 찍을 때의 심리상태였다.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게 이 아이는 그게 뭔지도 몰랐다. 현장에 와서 연기하는 게 너무 신 나고 재미있어 하더라. 심리 상담을 받아보면 이 아이의 행복은 최상을 찍고 있다. 초반에는 같이 연기할 때 산만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는데 찍으면서 계속 '조용히 해' '감정 잡아야해' '이모한테 집중해' 하고 코치에 들어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윤복이가 되어있더라. 헤어지는 신을 촬영한 뒤 '이상하다 이모. 왜 눈물이 안 멈추지. 가슴이 아프다'고 하더라. 굉장한 아이다. 대견했다. 어떤 파트너보다 최고였다. 솔직히 아이이기 때문에 걱정도 많이 했는데 막판에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스케줄이 몰아쳤는데도 짜증 한번 내지 않고 에너지가 넘쳤다. 천생 연기해야 할 아이구나 싶었다. 앞으로 좋은 작품 만나 좋은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요새 매일 '상 받으면 이모 이름 말해야 돼'라고 주입식 교육도 했다."
이보영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물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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