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구체적인 조건까지 나왔다. 기성용(29·스완지시티)의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AC밀란행이 초읽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13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최대 축구 전문 매체인 칼초 메르카토는 'AC밀란은 스완지시티 미드필더 기성용과의 사인에 근접했다'며 단독보도했다. 이어 '마시밀리아노 미라벨리와 선수 사이에 구두로 3년 계약을 했다'며 '며칠 안에 최종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라벨리는 기성용이 선덜랜드 임대 시절 스카우트 책임자였다.
이 매체에 따르면, 기성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들의 러브콜을 거절했다. 이유는 기성용이 AC밀란 입단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최종합의가 이뤄지면 기성용이 조만간 메디컬 체크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매체는 'AC밀란은 기성용의 전술적, 기술적인 능력에 인상을 받았다. 기성용은 필요한 것을 접시 위에 올려놓을 줄 안다. 기성용이 산 시로에 입성하게 될 경우 AC밀란 유니폼을 입는 첫 번째 한국선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성용 부친 기영옥 광주 단장은 아들의 이적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기 단장은 13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성용이가 AC밀란에 가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성용이가 간다고 결정하기 전에 메시지라도 줄텐데 전혀 언질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기성용 에이전트는 이날 영국에서 한국에 도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은 영국에서도 이적에 대해 말을 극도로 아끼는 모습이다. 기성용은 그 동안 도전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2012년 셀틱(스코틀랜드)에서 스완지시티로 이적해 6시즌을 뛴 EPL 무대에서 계속 뛰길 원했다. 다만 스완지시티는 웨일스 스완지에 연고를 둔 팀이다. 빅클럽도 아니다 보니 기성용의 욕심을 채우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래서 생애 세 번째 이적을 할 때는 접근성이 좋은 런던을 연고로 한 팀이 기성용의 마음 속 1순위로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기성용이 빅클럽에서 오퍼가 오지 않을 경우 AC밀란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나이로 서른인 기성용은 스스로 몸 상태를 고려해봤을 때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시간이 2~3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AC밀란에서 자신의 축구인생을 마감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AC밀란을 선택할 경우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스완지시티에서 35억원(추정치)을 받고 있는 기성용은 올 여름 자유계약(FA) 신분이 되기 때문에 구단에 이적료 부담을 덜어줬다는 명분하에 협상 테이블에서 기존보다 더 많은 연봉을 요구할 수 있다. AC밀란 구단주도 중국인 사업가 리융훙이다. 로소네리 스포르트그룹은 지난해 4월 6억2800만파운드(약 9445억원)를 투자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일가가 가지고 있던 구단 지분 99.93%를 매입했다. 기성용을 활용해 아시아 시장 마케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몸값은 더 오를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