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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 판정에 '권총 난입', 그리스리그 무기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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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리그가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무기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13일(한국시각) 전했다.

하루 전 그리스 테살로니키의 툼바스스타디움에서 펼쳐진 PAOK와 AEK아테네 간의 2017~2018시즌 그리스 슈퍼리그 25라운드가 발단이 됐다. 0-0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막판 홈팀 PAOK가 득점에 성공했으나 주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이반 사비디스 PAOK회장이 그라운드로 난입해 주심에게 격렬히 항의함과 동시에 선수단의 철수를 요구하고 나섰다. 문제는 그라운드에 난입한 사비디스 회장이 허리에 권총을 차고 있는 장면이 TV생중계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 것이다.

놀란 주심이 판정을 뒤엎고 PAOK의 득점을 인정하자 이번에는 AEK아테네 측이 들끓었다. 선수단은 '(사비디스 회장의 권총 난입으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며 경기 재개를 거부했고, 결국 주심은 이날 경기를 무효 처리했다. AEK 측은 사비디스 회장이 심판을 협박했다며 그리스 경찰에 신고했고, 그리스 정부는 슈퍼리그 무기한 연기의 철퇴를 내렸다. 정부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이런 극단적인 사태가 발생했을 땐 용기있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명확한 재발방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리그 재개는 없다"고 못박았다.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성명을 내면서 그리스축구협회가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기를 촉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PAOK와 AEK는 리그 6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승점 5점차로 경쟁 중이었다. PAOK가 승점 49로 3위, AEK가 승점 54로 1위였다. 리그 우승을 향한 과도한 열망이 사상 초유의 사태로 번지면서 결국 리그 전체에 충격파를 던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조지아 출신 러시아인인 사비디스 회장은 지난 2012년 PAOK를 인수한 인물이다. 러시아 내 부호 중 한 명으로 러시아연방의회 의원을 지낸 바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밀접한 관계를 지닌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