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갑자기 사라진 하나의 배역 때문인지, 다른 배우들의 '열일'이 빛났다.
지난 12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크로스'(최민석 극본, 신용휘 연출) 13회는 고정훈(조재현)이라는 배역이 사라진 뒤 처음으로 선보여지는 방송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 방송에서 병원에 두 번 실려오며 죽음을 맞았던 고정훈의 빈자리를 메우는 다른 배우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고정훈은 앞선 방송에서 손영식(장광)에 의해 조작된 교통사고로 살해당했다. 손영식은 자신의 장기밀매를 뒤쫓는 고정훈을 고의로 살해했고 뇌사를 암시하며 마무리됐던 바 있다.
이에 이날 방송에서는 고정훈이 떠난 뒤 다른 이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고정훈의 장례 등 장면은 단 한 장면도 등장하지 않으며 마무리됐고, 대신 딸인 고지인(전소민)의 오열과 강인규(고경표)의 눈물이 그려졌다. 또 고정훈에 대한 오해도 풀어줬다. 장기기증 서약을 했었다는 사실도 나중에 밝혀지며 그의 죽음이 마무리됐다. 당초 16회에 죽음으로 마무리됐어야 하는 운명이었지만, 12회에 마지막을 맞은 그를 위해 스토리 수정에 열연을 더한 결과였다.
앞서 성추문으로 조기하차를 결정한 조재현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제작진은 노력을 이어왔다. 극중 고정훈이 주인공이었기에 해당 배역의 삭제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제작진은 클로즈업샷과 단독샷을 최대한 배제하며 풀샷과 상대배우의 리액션 영상을 주로 담으며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스토리도 재편했다. 강인규와 고정훈의 이야기가 주로 담겼던 지난 이야기들에서 이제는 고지인의 존재감을 살리고 손영식을 전면에 세우며 변화를 줬다. 이 과정에서도 배우들의 열연이 화면을 채웠다. 앞서 악역으로 '열일'했던 김형범(허성태) 역시 여전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야기도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종영까지 앞으로 단 3회만을 남겨둔 터라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것도 제작진과 배우들의 몫이었다. 최근 방송에서는 쉴새없이 열리는 '비밀의 문'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였고 강인규, 김형범, 그리고 손영식으로 이어지는 악연의 삼각관계로 안방을 쥐락펴락하는 중이다. 이 때문에 이 전쟁의 결말 역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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