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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불안한 운영' 보여준 그라비티, 라그나로크M에서는 어떻게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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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티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1등을 예고했다. 오는 3월 14일 정식 서비스 예정인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이하 라그나로크M)'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리나라가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선봉에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있었던 만큼 모바일로 부활한다는 소식은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안정적인 운영을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리비티는 2000년 설립된 후, 2001년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선보이면서 게임사로 이름을 알렸다. 만화가 이명진 원작 만화 '라그나로크'를 바탕으로 제작된 '라그나로크 온라인(이하 라그나로크)'은 귀여운 모습을 한 2D 캐릭터가 3D 배경을 탐험하는 독특한 그래픽과 적에게 대미지를 줄 때마다 시원하게 올라오는 대미지 표시, 지역마다 특색 있는 BGM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라그나로크'는 2002년 한국, 일본, 대만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3년에는 미국, 중국,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에 정식 출시됐다. 2003년에는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유럽 5개국에 진출했다. 2005년에는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및 중남미 25개국, 중동, 아프리카 14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6년에는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8개국, 인도에 출시되면서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이 됐다.

그러던 중 운영 미숙으로 유저가 대거 이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06년 5월 30일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정기 점검을 진행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정보보안 관리체계 국제표준인 '영국 정보보안 관리 시스템 규격(BS7799)'이 점검 중 도입됐고, 비밀번호 입력 형식을 문자와 숫자를 포함한 6자리 이상 규격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그라비티는 홈페이지 로그인과 게임 로그인을 차단하고 이메일 인증을 통한 비밀번호 변경을 요구했는데, 문제는 사전 예고 없이 진행된 시스템 도입으로 비밀번호 변경을 위한 인증을 받지 못한 유저가 속출했다는 점이다. 휴면 처분을 받았던 이메일이나 허위 이메일을 작성한 유저는 홈페이지에서 이메일 주소를 수정할 수 없었고, 비밀번호를 변경하지 못했다. 이후 전화로 인증하는 방안이 마련됐으나 신청부터 인증까지 1~2주 걸리는 상황에서 기다리지 못한 유저가 이탈하게 됐다.

-PC부터 모바일까지 이어지는 '불안한 운영'



'라그나로크' 후속작 '라그나로크 온라인 2: '세계의 문'은 2007년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접속 불가, 렉, 롤백 등 서버 문제와 더불어 미숙한 운영으로 2010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2년 후 리뉴얼 하면서 재오픈한 '라그나로크 온라인 2: 레전드 오브 세컨드'는 오픈 직후 5연속 점검, 여전한 서버 문제로 '약속을 지키러 왔어!'라는 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2007년 국내 출시 후 2010년 서비스를 종료한 '에밀 크로니클 온라인'은 오픈 초반 오토, 핵 등 불법 프로그램이 기승을 부렸다. 그러나 그라비티는 빠른 조처를 하지 못했고, 오토와 핵을 사용하지 않는 유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캐릭터가 장비에 들어가서 해당 장비 내구도 소모를 방지하고, 장비를 착용한 캐릭터에게 버프와 스탯 보정 등으로 도움을 주는 '빙의 시스템'을 도입했던 '에밀 크로니클 온라인'은 부계정과 오토를 사용한 사냥으로 파티 시스템이 붕괴해 유저 이탈이 가속됐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라그나로크 온라인: 제로(이하 라그나로크 제로)'도 운영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오픈 첫 주부터 계정 도용, 해킹 등 심각한 보안 문제와 게임 접속 불가, 게임 버그 등 각종 문제가 발생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확실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유저가 제기한 1:1 문의는 일주일이 넘게 답변이 없는 상태가 계속됐고, 보안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라비티가 제시한 방법은 유저가 직접 비밀변호를 변경하거나 OTP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뿐이었다.

PC 게임에서 보여준 이 같은 '불안한 운영'은 모바일 게임에서도 이어졌다. 그라비티는 지난해 7월 수집형 RPG '라그나로크R'에서 이벤트 보상으로 체력(행동력) 120개를 지급하려다 오류로 인해 체력 30만120개를 지급했다. 지급 1시간 만인 새벽 1시 긴급 점검을 통해 오 지급된 체력을 회수하려 했지만 이미 유저 다수가 이를 받은 상태였다. 게임 플레이 시 소모되는 체력 30만120개는 과금을 통해 구매하면 현금 300만 원 상당이다.

점검 이후 그라비티는 유저 소지 체력을 2천 개로 일괄 수정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 지급된 체력을 받지 않고, 점검 전에도 체력 2천 개 이상을 보유한 유저가 문제였다. 해당 유저들은 일괄조치에 반발해 즉시 수정 조치를 요구하고, 다음 아고라에서 '라그나로크R 전액 환급 요청 청원 운동'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출시되는 '라그나로크M'은 유저들로부터 운영 문제에 대한 관심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지난해 10월 미디어 쇼케이스 당시 그라비티 김진환 이사가 '국내 매출 1위'를 선언했던 만큼, 그라비티가 쏟는 의지도 엿보이고 유저들로부터 나오는 기대감도 높다. 하지만 PC부터 모바일에 이르기까지 그라비티가 보여준 '불안한 운영'은 '라그나로크M'이 중국, 대만 시장에서 검증된 게임이라 해도 여전히 유저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로 세계적인 성과를 냈던 게임사지만 10여 년간 '불안한 운영'으로 유저들로부터 큰 신뢰는 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라그나로크M'과 관련해 24시간 대응 체제를 선언한 그라비티가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