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철 감독이 이끄는 컬링대표팀이 12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펼쳐진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캐나다와의 예선 4차전에서 7대5로 승리했다.
미국, 러시아, 슬로바키아, 캐나다를 연거푸 물리치며 4전승, 4연승을 달렸다.
휠체어컬링 '오벤저스'는 5개의 성만큼 다양한 개성을 지녔다. 팀을 하나로 묶어내는 스킵이자 주장, '지략가'인 서순석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비장애인 여자컬링팀에서 스킵 김은정이 라스트샷을 맡았지만 휠체어컬링팀의 스킵 서순석은 세컨드로 나섰다. 우리뿐 아니라 캐나다 등 많은 나라들에서 스킵이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서순석은 "역할은 선수가 판단할 일이 아니다. 선수의 몸 상태, 컨디션에 따라 감독이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팀들도 스킵 역할이 다 바뀌었다. 스킵이 늘 라스트샷을 하라는 법은 없다. 그보다 원팀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머지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휠체어컬링팀은 고등학교 때부터 동고동락한 여자컬링대표팀 '팀킴'과 달리 성도, 소속팀도, 나이도, 지역도, 성향도 서로 다르다. '오벤저스'라는 별명에는 다섯 성씨, 다양한 어벤저스라는 의미가 담겼다. 지난해 선발전 무한경쟁을 뚫고 처음으로 한팀이 된 이들은 서로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실력도 욕심도 주장도 강한 이들은 패럴림픽 메달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위해 개인적인 욕심을 버렸다.
스킵 서순석은 "싸울 때는 싸웠다. 풀 때는 풀었다"며 웃었다. 공격적인 성향을 선호하는 서순석은 전략, 전술면에서도 다른 멤버들과 격렬한 토론을 나눴다. "중요한 것은 패럴림픽이다. 모든 것을 접어두고 경기에만, 팀을 위해서만 집중하자. 나머지 부분에서는 '백지'가 되기로 서로 굳게 약속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속상한 일은 지우개로 싹싹 지우기로 했다"며 웃었다.
팀의 주장이자 리더로서 원팀에 대한 생각은 확고했다. "최고의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지만 컬링은 팀 경기다. 마음적으로 잘 맞아야한다. 초반에 너무 힘들었다. 8명이 경쟁할 때 힘들었다. 패럴림픽 대표선수가 확정되고 나서야 서로 마음을 터놓게 됐다.지금은 편하다"고 했다. 멘탈 코치인 장창용 교수(인천대 스포츠과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와 수시로 대화를 나누며 패럴림픽을 간절히 준비했다. "장 교수님이 집중적으로 멘탈적으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교수님의 플랜이 팀에 잘 녹아들었다. 개인적으로도 전화를 자주 해주신다. 흔들릴 때마다 잡아주신다"고 감사를 표했다.
처음엔 지방 사투리를 서로 알아듣지 못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서순석은 "중간에 통역해주는 분들이 계신다"며 웃었다.
평창패럴림픽의 목표를 또렷이 밝혔다. "저희는 무조건 금메달이다. 결승전 가는 게 목표다. '골드'를 따는 것이 우리의 사명감"이라고 말했다. "여자팀이 평창올림픽에서 아쉽게 은메달을 땄다. 한편으로 우리는 생각했다. 저 자리를 우리 주려고 남겨놓았나. 그렇게 믿고 금메달을 따려고 최선 다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