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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 100인에게 묻는다]KBO리그 '일관된 스트라이크존'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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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존을 일관되게 유지해달라!'

KBO리그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제도. 프로야구 현장에선 '일관된 스트라이크존'을 강력하게 외쳤다. 심판진의 고충을 이해하지만, 흔들리는 스트라이크존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스포츠조선은 구단 프런트,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선수 등 현장 야구인 100명에게 'KBO리그의 제도 중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점'을 물어봤다. 사실 현재 KBO리그에서 개선돼야 할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엄선한 6개의 선택지를 줬다. ①팬서비스 확충 ②일관된 스트라이크존 ③경기 스피드업 ④외국인 선수 쿼터 재조정 ⑤계약 내용의 투명성 확보 ⑥경기수 재조정 등이다. 예시한 항목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로운 의견도 피력할 수 있도록 했다. 복수 응답도 허용했다.

▶KBO리그 스트라이크존, 너무 흔들린다

현장의 야구인들은 '일관된 스트라이크존'이 가장 시급하다고 봤다. 복수 응답을 허용한 결과 총 투표수는 106개였는데, 이 중에 42%에 해당하는 44표가 이 답변에 몰렸다. 역시 가장 많은 의견은 '타고투저'의 원흉이 되고 있다는 점. "스트라이크존이 불규칙해서 투수들이 고전한다. 타고투저의 원인이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또 "매년 시즌 전 스트라이크존에 관한 문제 제기를 하지만, 한 두 달 뒤에는 다시 들쭉날쭉해진다"는 대답도 있었다. 현역 선수들이 특히 이런 문제를 지적했다. 수도권 A, 지방구단 B타자는 "경기중에도 흔들려 혼란스럽다. 심판들이 좀 더 뚜렷한 직업의식을 갖고 책임감있게 판단해줬으면 좋겠다. 이 문제만 해결돼도 경기 스피드업까지 개선된다"고 말했다. 비디오판독의 허점을 꼬집는 의견도 있었다. 수도권 C구단 코치는 "스트라이크존 뿐만 아니라 모든 판정이 공정해야 한다. 비디오판독 2회를 사용한 뒤 판정이 느슨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144경기, 현실적으로 너무 많다

'경기수 재조정'이 스트라이크존의 뒤를 이었다. 현실적으로 144경기 시스템이 너무 많다는 의견이다. 감독들은 두텁지 못한 선수층, 선수 기량 등을 고려하면 팀당 144경기는 무리라고 말한다.

이번 설문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컸다. 106표 중 29표를 받아 2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수도권 D구단에서는 총 10표 중 무려 8표가 여기에 몰렸다. 감독과 코치, 주요 선수들이 모두 "경기수가 너무 많아 후반기에는 경기력 저하나 부상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130여 경기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는 대안도 나왔다. 수도권 E감독은 "이건 모든 감독들이 전부 공감하는 문제다. 흥행을 고려해 경기수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선수 수급을 늘려줘야 한다. 현재의 27명 1군 엔트리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팬서비스의 확충, 모두가 고민해야 한다

세 번째로 많은 지지를 얻은 건 '팬 서비스 확충'이다. 총 13표(12%)가 나왔다. 기본적으로 프로야구는 팬이 없이는 성립하기 어렵다. 프로야구 현장의 모든 사람들은 야구팬의 성원에 보답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팬 서비스는 구단이 알아서 하는 쪽으로 되어 있다.

현장 야구인들은 이런 식으로는 갈수록 늘어나는 팬들의 니즈에 제대로 부응하기 어렵다고 봤다. '1000만 관중'시대를 바라보는 지금이야말로 KBO리그 차원에서 팬들이 진정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이를 맞춰주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것. F구단 관계자는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 더욱 팬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 현재는 경기에 많은 부분이 치중되어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리그 발전을 위해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갈수록 야구가 보편화되는데, 기본적으로 관람 환경이라도 편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수도권 구단 주전 내야수 E는 "메이저리그를 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는 함축적인 코멘트를 했다.

▶간과할 수 없는 소수 의견들

주요 과제 뒤로 '계약투명성 확보(7표)'와 '경기 스피드업(5표)' '외국인 쿼터 재조정(3표)'등이 소수 의견으로 뒤를 따랐다. 그런데 제시한 선택지가 아닌 다른 의견도 나왔다.

하나는 프로야구 선수 최저연봉 인상이다. 총 3표가 나왔다. 한 야구인은 "퓨처스리그에서 최저 연봉을 받고 힘들게 운동하는 어린 선수들이 너무 많다. 이런 선수들을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현재 프로야구 최저연봉은 2700만원이다. 지난 2015년에 2400만원에서 300만원 인상됐다. 신인 선수들은 일괄적으로 이 연봉을 받는데, 1군에서 제대로 기회를 얻지 못한 많은 선수 다수가 이 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FA 연차 재조정에 관한 의견도 1표 나왔다. 현행 FA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통합 마케팅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방 구단 G단장은 "여러 현안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리그 차원의 통합 마케팅 구축이다. 1000만 관중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산업화가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한 통합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설문 참가자 명단

▶KIA 타이거즈=조계현 단장, 김기태 감독, 김종국 배요한 코치, 이석범 운영팀장, 이범호 최형우 양현종 안치홍 김선빈 ▶두산 베어스=김태룡 단장, 김태형 감독, 이강철 수석코치, 강석천 2군 감독, 김승호 운영팀장, 장원준 유희관 김강률 양의지 오재일 ▶NC 다이노스=유영준 단장, 이동욱 이도형 진종길 코치, 박보현 운영팀장, 임창민 모창민 이상호 권희동 신진호 ▶롯데 자이언츠=이윤원 단장, 조원우 감독, 이용훈 정보명 코치, 김동진 운영팀장, 박진형 김원중 김동한 나경민 박세웅 ▶SK 와이번스=염경엽 단장, 최상덕 정경배 박재상 코치, 손차훈 운영팀장, 이재원 최승준 문광은 문승원 김주한 ▶LG 트윈스=양상문 단장, 류중일 감독, 신경식 강상수 코치, 정택기 운영팀장, 박용택 유강남 진해수 양석환 이동현 ▶넥센 히어로즈=고형욱 단장, 장정석 감독, 심재학 강병식 코치, 김기영 운영팀장, 이택근 서건창 김민성 이보근 신재영 ▶한화 이글스=박종훈 단장, 한용덕 감독, 장종훈 송진우 코치, 석장현 운영팀장, 박정진 윤규진 송광민 이성열 하주석 ▶삼성 라이온즈=홍준학 단장, 김한수 감독, 성 준 2군 감독, 정현욱 코치, 박덕주 운영팀장, 장필준 김상수 구자욱 김헌곤 최충연 ▶kt 위즈=임종택 단장, 김진욱 감독, 김용국 고영민 코치, 나도현 운영팀장, 이진영 장성우 홍성용 오태곤 정 현(총 100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