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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생생토크] 류제국 "치열한 선발 경쟁, 위기 의식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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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다."

LG 트윈스 류제국이 이를 악물었다. 자신의 선발 자리를 위협하는 후배들과의 경쟁을 꼭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파파고구장에서 류제국을 만났다.

-2년 간 주장 역할을 했었는 데 시원섭섭하겠다.

▶주장 자리에서 내려오니 홀가분하다. 내 나름대로는 팀에 좋은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2016 시즌에는 성적이 좋으니 내 주장 역할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작년에는 성적이 안좋으니 그 것도 욕을 먹게 되더라. 그래도 언젠가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 열심히 했다. 선수들이 좋게 평가해줘 좋았다.

-주장으로서 고충이 있었다면.

▶행동으로 보여줘야 했다. 몸이 안좋아도 운동에 안빠지고, 아파도 참고 던졌다. 그래서 올해는 내 야구에 집중해보려 한다. 캠프에 와서도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류제국은 무릎 수술을 두 번 받았다.) 러닝을 하지 않고 다른 훈련으로 대체하고 있다. 조금은 이기적으로, 개막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올리려 한다.

-선수단, 특히 투수조의 캠프 분위기는 어떤가.

▶정말 열심히 한다.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어린 투수들이 많아졌다. 나를 포함한 30대 고참들이 생존을 위해 애쓰고 있다.(웃음)

-말한대로, 올해는 선발 경쟁에서 느끼는 온도가 다를 것 같다.

▶나도 기사도 보고 한다. 위기 의식을 느낀다. 코치님들도 "위기 의식을 느끼고 야구하라"고 조언해 주신다. 언제까지 내가 젊은 시절의 공을 던질 수 없지 않나. 내 나이도 이제 36세다. 젊은 후배들과 힘으로 붙을 수는 없다. 내 살 길을 찾겠다. 경험이 내 무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해왔던 게 있는데, 갑자기 경쟁 구도에 몰리는 자체가 자존심 상하지 않나.

▶그런 거 없다. 이 상황을 다 받아들이고 있다. 프로는 결과로 얘기하는 것 아닌가. 코치님들께서 "그래도 초반에는 너에게 기회가 가지 않겠느냐"고 말씀해주시지만, 절대 안주할 생각이 없다. 후배들이 이만큼 훈련하면, 나는 3배를 더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개막 5연승을 했음에도, 8승6패로 마감했다. 후반기 구속과 구위가 너무 떨어졌다.

▶사실 작년 시즌 시작 전부터 몸이 안좋았다. 등이 아팠다. 동료 정찬헌이 경추 석회화 제거 수술을 받았었는데, 나도 비슷한 거라고 하더라. 그런데 주장 역할을 하다보니 아픈 내색을 할 수 없었다. 거기에 내 스스로 공이 안좋은 걸 느끼는데, 운이 좋게 5연승을 해버렸다. 내려놓고 쉬고 치료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계속 던지니 몸이 더 안좋아졌다. 내 욕심에, 내 스스로 나를 타락시킨 꼴이 됐다.

-그럼 지금은 몸상태가 어떤가.

▶100% 완치는 아니지만, 현재는 통증 없이 훈련하고 있다. 신정락이 캐치볼을 받아주며, 캐치볼 할 때 공부터 느낌이 다르다고 얘기해줬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직구 127km 나오고 그랬다. 올해는 더 확실히 준비할 수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무조건 좋은 공을 던질 자신이 있다.

-올시즌 목표는.

▶이제 숫자로 목표 말하고 할 때가 아닌 듯 하다. 그냥 내 야구를 후회 없게 하고 싶다. 와이프에게 말했다. 올시즌 결과에 내 야구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말이다.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