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강한 팀을 만들겠다."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전지훈련을 시작하는 소감을 밝혔다. SK는 1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2018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던 힐만 감독은 캠프 개막에 맞춰 선수단에 합류했다. 다음은 힐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오프 시즌에는 어떻게 보냈나.
▶아무래도 시즌 중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오프시즌에는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다. 미국, 일본, 한국 감독을 하면서 느끼는 개인적인 부분이지만 미국에 비해 한국, 일본 야구가 짧은 기간에 더 부지런하게 많은 준비를 하는 것 같고 오프시즌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자리를 비운 사이 인상깊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선수들이 훌륭하게 준비가 되어 있는 점이 좋았다. 이것은 우리 코치들과 프런트가 마무리 캠프에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특히 염경엽 단장이 직접 캠프에 와서 선수단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많은 부분을 도와준 것에 대해서 더욱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2017년을 돌이켜보자면.
▶2017년은 우리에게 주어졌던 기대에 비해 많은 것을 얻은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부분들도 많았지만 지속적으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시즌을 보냈고, 베테랑 선수들의 적재적소의 활약, 신진급 선수들의 성장이 조화를 이루면서 의미 있는 단계를 밟았다고 생각한다.
-한 시즌을 치렀는데, 한국야구와 일본야구의 차이는?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이동거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미국만큼 길지는 않지만 나는 홋카이도가 연고인 팀(니혼햄 파이터스)의 감독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원정경기에 비행기를 타고 갔었다. 아무래도 비행기를 타면 호텔에서 공항으로 이동하는 시간,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 등 시간의 손해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이 육체적 피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동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아서 선수들에게 어느 시점에서 휴식을 줄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 관리가 더욱 편했다.
-캠프의 시작을 맞는 기분이 어떤지.
▶캠프를 맞아 다시 유니폼을 입으니 새롭게 시작한다는 걸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을 보니 나 또한 설레고 두근거리는 기분이었다. 내가 원래 스킨십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이라서 선수, 코치들과 포옹, 악수를 많이 나누었다. (여담이지만) 한국의 문화는 정말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캠프지에 도착했을 때 모든 코칭스태프들과 프런트 직원들이 숙소 바깥으로 나와서 나를 반겨주는 모습에서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도착해서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많은 시간 동안 미팅을 하면서 크게 두 가지 부분을 강조했다. 첫 번째는 바로 Detail & Fundamental이다. 선수들이 작은 부분을 신경 쓰면서 실천할 때 비로소 뛰어난 팀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두 번째 강조하고 싶은 것은 Positive이다. 우리는 2017시즌에 좋지 않았던 상황으로 시작했었지만 그것을 반전시키면서 전체적으로 좋은 시즌을 보냈다. 우리는 그 때 해냈었던 경험을 갖고 있고 잘 안 풀리는 순간이 와도 우리가 했던 것을 떠올리고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면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즌 구상은 어떻게 하고 있나.
▶캠프 초반이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 대해서 자세한 부분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하지만 2017시즌은 분명히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남겼던 시즌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서 많은 배울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2017년에 강점을 보였던 부분들, 타선의 파워, 젊은 선발투수들의 성장 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우리가 약했던 부분들, 불펜, 주루 등을 보강해서 2018시즌에는 더 나은 성적을 거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 불펜에서 조금 아쉬움이 있었는데 불펜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솔직히 작년에 불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힘든 시기를 보내고 나면 얻는 게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작년의 그 힘든 과정이 올해는 장점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불펜 투수들이 다 터프한 상황을 경험해본 선수들이기 때문에 올해는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이번 시즌의 목표가 있다면?
▶이번 시즌의 목표는 '기본에 강한 팀'을 만드는 것이다. 기본이 튼실한 팀을 만들면 좋은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목표는 'KBO리그에서 팬들이 가장 즐겁게 볼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 특히 우리 SK와이번스 팬들이 더 재미있을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