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유치하고 오글거리거나, 혹은 흥미로운 전개의 연속이다. 최근 방영 중인 '화유기' 얘기.
확실히 지금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는 최근 본적이 없는 스토리와 스케일을 자랑하는 드라마다. 주인공들이 날아다니는 장면이 매회 등장하고, 그도 아니면 뭔가를 부수고있거나, 다시 고치거나 또는 현란한 액션신을 선보인다. 그러면서도 부담스러울 정도의 직진 러브라인을 챙기고 있으니 시청자들 입장에서 '볼 거리는 많은'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드라마 밖에서 '화유기'를 지켜보고 있으면 이 드라마를 지켜보는 두가지 시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화유기'의 화려한 볼거리에 빠져 "즐겁고 재밌다"는 평을 내놓는 한편, 또 다른 일부 시청자의 경우 "오글거리고 유치하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두 반응을 보면, '화유기'는 확실히 그 경계에 서있는 드라마임은 틀림 없었다. 판타지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눈은 '도깨비' 이후로 한껏 높아진 상태이기에 '화유기'가 이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었다.
'화유기'의 기본적인 토대는 '코믹'과 '스릴'과 '액션', 그리고 '러브라인'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화유기'는 지금껏 본적 없는, 다방면의 복합장르를 추구한다고 이미 제작발표회 당시에 공개한 바 있다. 이 다양한 장르를 한 데 섞으니 누군가는 '조악하다'고 표현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흥미롭다'고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 바로 '화유기'라는 드라마가 가진 매력이다.
휴방기를 거치고 돌아온 '화유기'는 이들이 계속해서 추구했듯 코믹과 액션, 스릴러, 그리고 러브라인과 공포를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이 과정에서 또다시 수많은 CG(컴퓨터그래픽) 효과가 화면을 가득 채웠으며 다양한 귀신과 요괴들이 등장해 시청자들을 깜짝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리고 러브라인을 담당하는 손오공(이승기)과 진선미(오연서)의 간지러운 장면들이 몇 차례 등장하기도 했다.
이 모든 장면을 한 회 한 회에 동시에 담으려면 70분이라는 방영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야 가능할 터. 좀비 소녀의 이야기와 손오공과 진선미의 러브스토리, 그리고 우마왕(차승원)과 마비서(이엘), 피케이(이홍기) 등이 등장하는 코믹한 설정 등도 제대로 소화해야 했고.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메인 서사가 부족하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등장했다.
원점으로 돌아와 '화유기'는 지금껏 본적 없는 다양한 복합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드라마기에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정도 천차만별일 것. 꾸준히 등장하는 CG화면과 저돌적인 애정공세를 펼치는 손오공의 코믹하면서도 사랑이 넘치는 모습들이 과거 어린이 영웅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또는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하면서 시청자들 역시 '유치함'과 '흥미로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중이다.
확실히 '화유기'는 그 경계에 서있는 작품으로, 시청자들의 취향을 하나 하나 만족시키기도 하고, 또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이며 일단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화면을 넘치게 채우는 CG들은 어떨 때는 조악함을. 또 다른 때에는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게했고, 러브라인 또한 과거 한창 유행했던 '직진남 로맨스'를 다시 보여주는 것 같다는 평을 받다가도 '이 맛에 로코를 본다'는 평을 듣기도 하는 중이다.
어찌됐든 드라마의 '이런 맛'을 좋아하는 시청자들도 있는 것. 덕분에 '화유기'는 케이블 드라마치고는 평균 이상의 시청률인 5.6%를 유지하는 중이다. 유치함과 흥미로움의 경계에 서있는 드라마 '화유기'가 자칫 잘못해 유치하고 오글거린다는 평만을 듣는 드라마가 되지 않고 시청자들을 마지막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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