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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이 그리는 2018년, 이닝 이터와 태극 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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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잠수함 투수 박종훈(26)이 더 높은 목표를 응시하고 있다.

박종훈은 올 시즌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2승7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151⅓이닝을 소화하면서, 프로 데뷔 후 처음 규정 이닝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최다 이닝을 던지면서도 4사구는 지난해 114개에서 86개로 확연히 줄었다. '제구 되는 박종훈'은 1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안정된 제구에 체인지업,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진 것도 큰 효과를 봤다. SK 선발진은 김광현(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이 빠진 악재 속에서도 팀을 5위로 이끌었다. 국내 투수 중에선 박종훈이 그 중심이었다.

박종훈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150이닝을 던지는 것과 패보다 승이 많은 게 목표였다. 두 가지를 다 이뤘다. 규정 이닝을 달성한 게 큰 의미가 있었다. 승이 많은 것도 팀에 기여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좋다"고 말했다. 첫 10승도 남 다른 의미다. 박종훈은 "처음에는 10승도 똑같은 승리였다. 그런데 시즌 막판에 주위에서 '너는 이제 10승 투수다. 소심해지지 말라. 자신 있기 던져라'는 말을 많이 해줬다. 그 얘기를 듣고 더 차분해졌다. 자신감도 생겼다"고 돌아봤다.

새로 추가한 체인지업은 시즌 내내 효과를 봤다. 박종훈은 "기존 구종에서 체인지업, 포크볼을 추가하니까 타자들을 상대하기 편해졌다. 타자들 반응이 늦어졌다"면서 "사실 (정)우람이 형, 조웅천 코치님 등 역대 SK에 체인지업을 잘 던진 투수들이 많았다. 필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내가 못 던졌다. 연습도 잘 안 하게 됐는데, 캠프에 가서 경쟁에서 밀리기도 했다. 감독님이 체인지업을 던지기 원하셨다. 코치님들도 독려해주셨다. 움직임은 상관하지 말고 그립만 신경 쓰라고 하셨다. 그러다 보니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과제는 남아 있다. 박종훈은 "그래도 제일 우선은 제구다. 직구, 커브가 100% 안 된 상황에서 다른 구종에 치우치면 안 된다. 기존 구종에 중점을 두고, 체인지업 연마를 계속 해야 할 것 같다. 체인지업도 몸에 익혀야 한다"고 했다. 선발진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 에이스 김광현이 돌아오기 때문. 그는 "예전에 (김)광현이형과 다른 선배들이 선발진에 있을 때, 로테이션이 자주 뒤로 밀렸다. 올 시즌에는 그런 경우가 없었다. 비가 와도 그대로 선발로 나갔다. 예전처럼 되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훈이 다음 시즌 목표로 새기고 있는 건 '더 많은 이닝'과 '국가대표'다. 그는 "규정 이닝은 당연히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 많은 이닝을 원하고 있다. 보통 풀타임 선발 투수들은 160~180이닝을 던진다 나도 그게 목표다"라고 했다. 올 시즌이 끝난 뒤에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이 열렸다. 박종훈은 나이, 연차에서 참가 자격이 안 됐다. 다만, 2018년 아시안게임을 포함해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박종훈은 "어릴 때부터 태극 마크를 달고 싶었다. 젊은 선수들이 나가는 대회에 두 번 나갔었는데, 그 때도 행복했다. 꼭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