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은 없었다.
FA컵 결승전을 앞둔 울산 현대의 부담감이 커졌다. 울산은 19일 춘천송암레포츠타운에서 가진 강원FC와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2대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승점 62가 됐으나 전북 현대에게 승리한 수원 삼성(승점 64)에 밀려 3위로 클래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원치 않았던 결과다. 울산이 강원을 잡고 수원이 전북에게 패하면 3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2018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PO)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FA컵 우승시 ACL 본선에 직행할 수 있지만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3위 자리가 필요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11월 A매치 휴식기 동안 강원전 승리 방정식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강원전은 잘 풀렸다. 울산은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강원을 몰아붙였다. 전반 16분만에 리드를 잡았다. 김인성이 수비수 두 명 사이로 내준 패스를 문전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오르샤가 방향을 살짝 바꿔놓는 재치로 마무리 했다. 후반 33분에도 오르샤가 아크 왼쪽에서 내준 볼을 이영재가 그대로 왼발슛으로 연결,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되면서 득점으로 연결되는 행운까지 따랐다. 수원이 전북에게 1-2로 뒤지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울산 벤치는 후끈 달아 올랐다. 하지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김 감독 뿐만 아니라 울산 벤치 모두 웃질 못했다. 수원이 거짓말 같은 역전승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상위 스플릿 4연패 뒤 얻은 첫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으나 FA컵 결승전에 대한 부담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김 감독은 "(강원전은)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매우 중요한 승부였다. '왜 우리가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에 있는지를 증명하자'고 이야기 했는데 모든 선수들이 잘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상위 스플릿에서 침체된 분위기가 FA컵까지 이어질까 우려가 컸다. 오늘 경기도 우리가 원하는 결과(승리)를 얻은 뒤 수원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었다"며 "우리 선수들이 제 역할을 했고 분위기도 반전시켰다. ACL에 대한 부담감보다 오늘 승리로 얻은 자신감으로 (FA컵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짚었다.
춘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