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 '넘버3' 자리를 놓고 렉서스·토요타·포드·혼다·랜드로버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5개 수입차업체들은 '배출가스 스캔들'로 사실상 판매가 중지된 아우디·폭스바겐의 3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누적 판매 기준 1, 2위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10월 벤츠는 5만8606대를 팔아 지난해 동기(4만4994대) 대비 약 30.3% 성장했다.
이는 이미 지난해 벤츠의 국내 판매량(5만6343대)를 넘어선 것으로, 연말까지 사상 첫 6만대 판매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 된다.
BMW 역시 지난해 동기(3만7285대)보다 약 23.3% 많은 4만5990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와 BMW는 작년에도 각각 5만6343대(점유율 25.0%), 4만8459대(21.5%)의 판매고를 올려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각각 1만6718대, 1만3178대를 판매해 3, 4위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작년 8월 주력 차종이 판매정지 처분을 받은 데다 판매가능 차종의 재고 물량이 점차 소진되면서 올해 아우디는 919대 판매에 그쳤고, 폭스바겐은 단 한 대도 팔지 못했다.
이에따라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빈자리'를 5개 업체들이 노리게 된 상황이 되었다.
일단 올 1∼10월 누적 판매 기준 3위는 1만181대를 기록한 렉서스다. 이대로 순위가 확정되면 렉서스는 지난해 7위에서 무려 4계단 상승하는 셈이 된다.
하이브리드차 ES300h의 효과를 받은 렉서스는 NX·RX 등 SUV 라인업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연말에 플래그십 세단인 LS500과 LS500h를 출시하며 3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토요타(9315대), 포드(9045대), 혼다(8879대), 랜드로버(8235대) 등이 렉서스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토요타는 최근 선보인 8세대 '뉴 캠리'가 주력 모델인 데다 사전계약 실시 두 달 만에 2000대를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내부적으로 고무적인 분위기다.
포드는 대형 SUV 익스플로러가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익스플로러는 올해 포드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중형세단 어코드를 내세운 혼다와 SUV 레인지로버 시리즈를 앞세운 랜드로버는 각종 할인 등 프로모션으로 막판 뒤집기에 나서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업체들이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를 준비중"이라며 "현재 3위에서 7위까지 판매량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연말 판매량에 따라 얼마든지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